아무리 잘난척 하는 인간이라도 동물이나 곤충이 무리져서 다니는걸 보면 공포감이 든다. 일주일 전쯤, 테라스의 하얀 벽에 처음보는 이상한 벌레떼가 까맣게 붙어 있는걸 보고 식겁했다. 이게 뭐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어 아파트 주민 게시판에 올렸더니 검정날개버섯파리라는 파리 종류란다. 다른 집도 사정이 우리 집과 비슷한거 같았다. 사전을 찾아봤더니 습하면 생기는 외래종이이고 햇볕 나고 건조해지면 사라지는 익충이라고 해서 장마철이라 갑자기 많아졌나보다 곧 없어지겠지 그랬다. 하지만 개체수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집 안에도 들어와서 천장에 까맣게 붙어 있고, 문틈에는 살다가 제 명 다 해서 죽었는지, 내가 집안으로 들어올 때마다 뿌려댄 스프레이 모기약 때문에 죽었는지 모를 벌레 사체들이 가득했다. 잠깐 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