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한동훈을 둘러싼 싸움 구경

사회선생 2022. 4. 14. 13:56

남의 싸움 구경 재밌어 하는 성격이 아닌데, 요즘 정치판의 싸움은 아주 박진감이 넘치는 드라마같다. 너무 극적이기 때문이다. 윤석렬 대통령 당선자가 한동훈 검사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올린걸 보고 든 생각. "와, 이 싸움 볼만하겠는데. 청문회도 재밌겠다. 꼭 봐야지." 속으로 생각만 했었다. '한동훈을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으로 올리면 재밌겠는데.' 

 

지금 윤석렬후보는 한동훈을 임명하겠다며 민주당에 한 방 날렸고, 열받은 민주당에서는 한동훈 저지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아마 조국 이상으로 털어보겠다고 사돈의 팔촌의 집에 사는 강아지까지 훑어보고 있을게다. 그런데 난 이 싸움에서 왜 민주당이 질 거 같은 생각이 들지?

 

아직도 조국을 지키지 못해 가슴 아프다는 덜떨어진 민주당 국회의원을 보고 있자니 조국을 지키려는 너희들보다는 조국을 응징하려던 검사가 낫다는 생각이다. 조국도 늘 말하지 않았는가? 공직자의 도덕성과 위법성은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그런데 자신들은 예외여야 한다는건가? 위법은 위법이지, '위법한 사람이 많은데 왜 나만 갖고 그래? 검사들이 권력을 남용하는게 문제야. 검사들을 잡아야 돼' 이런 그들의 사고 흐름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에게 충성할 때에는 정의로운 검사이고, 내 편을 단죄할 때에는 부정의한 검사인가? 검사의 횡포이고, 검사의 권력이 너무 거대하기 때문인가. 그래서 그들은 수사를 해서는 안 되는가?

 

기소독점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든다.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나로서도 이 상황에서 검수완박 논리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조국의 수사에서 비롯된 검수완박 논리가 더욱 그렇다. 오히려 검사라도 그대로 둬야 저런 놈들이 활개치지 못하는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이렇게 정치적으로 중대한 사안을 연구와 검토 기간도 충분히 거치지 않고 다수의 횡포로 밀어붙이는 행태도 이해할 수 없다. 뭐가 구리지 않고서야 왜 저렇게까지 무리수를 둘까. 

 

이러다 국민의 힘에서 그들의 요구를 은근슬쩍 받아주지 않을까 걱정스러운건, 검수완박은 사실 권력을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도 별로 손해볼 일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부 소속의 경찰에게 힘을 실어준다는건 정부에서 수사에 관여할 여지를 두는 것이라 근시안적으로 보면 집권당의 입장에서는 나쁠게 없다. 검사야 수사하다 더럽고 치사하면 옷 벗고 나가 변호사 개업하면 그만이지만 경찰은 그만 둘 수가 없다. 누가 더 정치적 영향력에 휘둘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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