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동물해부와 병아리 부화 실험

사회선생 2013. 7. 10. 10:36

 

 교육 현장에서 어떤 지식을 체득하는 것이 단순 인지하는 것보다 그 효과가 크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고등학생들에게 행해지는 동물 해부 실험이나 병아리 부화 실험과 같은 동물 실험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동물에게 약을 주입하여 숨이 끊어져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개복하여 심장이 뛰는 것을 보여주며, 각 장기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기능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 교육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인지 묻고 싶다. 병아리의 탄생 과정을 알기 위해 인공 부화에 성공하여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왔다. 학습은 끝났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태어나게 했지만 책임지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부화된 병아리의 삶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까?  

 혹자는 동물해부나 병아리 부화 실험 등을 통해 동물의 신비를 깨닫고 동물을 존중하는 마음이 더 생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험에 참여한 학생 중에 훌륭한 의사나 과학자가 나와 인류에 큰 공헌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인류의 이익, 공공의 이익을 이제 인간의 이익이 아니라 생태계의 이익, 지구의 이익으로 우리는 확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동물 실험은 여러 가지 불편한 가치를 전제로 한다. 동물은 인간이 생사여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객체에 불과하다는 것, 동물은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 그리고 동물의 고통이나 감정 등은 인간이 고려할 바가 아니라는 것 등이다. 동물을 기술적으로(?) 개복하여 심장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뛰며, 피가 어떻게 돌고 있는지를 아는 것보다, 부화된 병아리를 무책임하게 폐기 처분하는 것보다, 동물에 대한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 전인 교육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동물도 고통을 느낄 줄 알며, 동물의 생명도 소중한 것이며, 그들이 그들의 터전에서 온전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