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문제는 과거부터 늘 있었다. 1970년대~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학교 폭력 영화가 얼마나 많은가?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도 학교 폭력은 해결되지 못했다. 게다가 집단 따돌림이라는 현상과 결합되며 폭력 수위가 더 높아지고, 아주 교묘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져서 밝혀내는 것조차 어렵게 되었다. 피해자가 자살하는 사건이라도 발생해야 심각성을 논하지만 해결되지 못한다. 많은 피해 학생들이 목숨까지 버리면서 피하고 싶어했던 학교 폭력 문제는 어른들이 반드시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에서 내 놓는 제도들을 보면 탁상 행정이 이런 것인가 싶게 비현실적이다. 이는 학교 폭력의 원인을 학교와 개인에게서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부담임제 시행, CCTV 확대, 신고 센터 운영, 학교장 통고제 등이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을까?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 전체의 장기적이고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 대부분은 영화나 TV, 만화 등에서 본 것을 흉내냈다고 말한다. 저속한 대중문화는 폭력을 미화하고, 폭력의 방법을 가르쳐주며, 폭력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을 보여준다.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저속한 폭력물 - 게임, 드라마, 영화, 음악, 만화, 이종격투기 등 - 을 차단해야 한다. 이의 차단을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디어와 기업이 스스로 청소년을 보호할 리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현재의 학교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문제를 ‘교육적’ 차원으로 다루고 학교 안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가정폭력을 가정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것처럼, 학교 폭력 역시 교사와 학생들 간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학교 문화는 군대 문화와 유사한 면이 있어서 - 우리 사회 대부분의 조직이 군대 문화의 성격을 여전히 가지고 있지만 - 내부의 문제가 외부로 노출되기를 극히 꺼리는데, 최근에는 학교 평가의 항목 중 하나가 학교 폭력 발생 여부 건수라고 하니 더더욱 은폐할 수밖에 없다.
학교 폭력 문제를 개별 학교 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공론화하며 이의 해결을 위한 표준화된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교육적 차원의 징계에서 끝날 수 없는 것은 경찰과 검찰의 힘을 빌어야 한다. 학교가 사건을 축소시키려고 할 때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학교 평가의 기준 역시 학교 폭력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하였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또한 학교 폭력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과 학생들을 교화시키는 프로그램의 시행이 필요하다. 폭력을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라며 묵인하는 것은 '폭력적 마초 문화' 이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폭력의 가해자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다. 단, 그들이 아직 미성년자여서 가해자들도 폭력의 희생자로 폭력에 의해 사회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폭력적 행동의 원인을 찾아 이를 교정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수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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