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7월 초의 기온으로는 기록적 폭염이라고 한다. 그런데 실외에서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대부분 실내에서 생활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에어컨을 켜는 시기가 좀 앞당겨졌을 뿐 그렇게 더운 줄도 모른다. 어디에서나 에어컨을 빵빵 틀어대기 때문이다. (심지어 겉옷을 입어야 할 만큼 추운 곳도 많다)
유럽도 만만치 않은가보다. 기록적 폭염에 기록적 폭우에 사람들이 쓰러지고 마을이 휩쓸려가고... 물론 이런 자연재해가 새로운 일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의 예측을 벗어나는 이례적인 현상들이 존재해 왔기 떄문이다. 특히 과학기술이 지금보다 뒤쳐졌던 과거에는 더 했을거다.
그런데 현재의 폭염은 예측 범주 안에 있는 데다가 원인 역시 환경 오염때문이라고 알고 있지 않은가? 해마다 지표면 온도가 올라간다고 발표되고 있다. 기온 상승의 시기도 빨라지고 높아지며 그 범위 역시 점점 확장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도 에어컨이 동이 났다고 하고, 바다 표범들이 해수 온도 상승으로 떼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살 곳을 잃은 북극곰 얘기는 이제 뉴스 축에도 못 낀다. 머리가 아무리 나빠도 우리는 예측할 수 있다. 점점 인간도 살기 힘들어질 거라고... 그런데 달라지는게 없다. 재앙이 오고 있다고 많은 과학자들이 예측하고 경고하는 데에도 우리는 재앙을 무슨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갑자기 훅 와서 싹 쓸어버리는 줄로만 알고 있다. (그런 현상도 있지 않았나? 인도네시아의 반다아체나 일본 후쿠시마 쓰나미.... 지구온난화와 관계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구적인 차원에서든 국가적인 차원에서든 뭔가 노력을 해야 할 거 같은데, 우리는 마치 지구온난화를 시킨 사람은 쟤고 나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산다. 그리고 그 피해 역시 나와는 무관한 것처럼 인식한다. 우리는 무감각하고 무관심하다. 더우면 에어컨을 추울때까지 빵빵 틀어대고, 공장형동물농장에서는 숨쉬기 힘들 정도의 독가스들을 미친듯이 뿜어대도 내 코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방치하고, 자동차들이 온갖 매연 뿜으며 달려도 나 편하면 그만이니 타고 다니고, 일회용품들이 매일 산처럼 쌓여도 내 위생을 위해 사용한 것이니 괜찮다. 시스템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고, 인식을 바꾸어야 할 거 같은데 우리는 남의 집 불구경하듯 지구온난화를 보고 있다. 남의 집 불도 커지면 내 집으로 번질 수 있건만.... 언제까지 우아하게 불구경하면서 살려고 하는지.... 더위만큼이나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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