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대학 다닐 때에, 그리고 그 이후에도 국가론을 읽었다. 그런데 나는 이 내용을 본 기억이 안 난다. 보고 싶은 것만 봤거나 아니면 내가 읽은 책에는 없었거나... 국가론 공부를 그래도 많이 했을 것 같은 법학자 친구에게 물어봤다. 국가론에 이런 내용이 나온 걸 아냐고... 내가 읽은 국가론이 완역본이 아니라 보지 못한 것일 수 있단다. 그러면서 원서를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아, 진짜! 내가 그 정도 능력이면 여기 있겠냐고 볼멘 소리를 하며 투덜거렸다. '학자들 뭐 하는거야? 그런건 학자들이 좀 해 줘야 하는거 아니야?' 그랬더니 그 친구 왈, '그거 완역본 내 봐야 돈도 안 되고 힘만 들텐데...내겠어?' 쳇, 돈 되는 일이 아니라 의미있는 일에 좀 에너지를 쓸 수도 있는거 아닌가.
아무튼 나는 황윤감독의 '사랑할까 먹을까'를 읽던 중 2500년전 소크라테스의 통찰력에 놀라며 친구에게 말했다. "논문이라는게... 이런 천재들의 이론을 해석해 주는 일인거 같아. 다, 그냥 아류같아. 이미 2500년 전에 그는 어떻게 이런 현상을 예측했을까?"
도대체 천재들의 시공을 꿰뚫는 통찰력의 근원은 뭘까? 아인슈타인도,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채식주의자였다는 사실과 그 명분도 참 흥미롭다. 그들은 습관을 논리로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던 듯 하다. 난 육식이 논증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논증의 문제였나보다. 어쨌든 나를 놀라게 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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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소박한 식사에 만족하지 못하면 동물을 사냥하게 되고, 그 수요가 늘면 가축 사육이 시작되고, 땅이 부족해지고, 마침내 폭력과 전쟁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육식의 폐해를 설파한다. '국가론'에 나오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 요약해본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시를 크게 해야 할 것이고 처음의 건강한 도시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게 될 것이네. (중략) 우리는 농장의 돼지를 위해 일할 사람들이 필요하게 되겠지. 이 동물은 초기 도시에서는 필요하지 않았기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야. 그리고 우리는 다른 종류의 고기를 생산하는 많은 수의 동물들이 필요하게 될 것이네. 만약 누군가가 동물을 먹는다면 그럴 필요가 있지 않겠나? 만약 우리가 그렇게 산다면, 우리는 전보다 더 많은 의사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네. 그리고 전에 인구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했던 땅은 이제 작아지고 불충분하게 되겠지. 그렇다면 이웃의 땅 일부를 빼앗아야 하지 않겠나? 다음 단계는 전쟁이 될 것이네. 만약 우리가 동물을 먹고자 하는 욕망을 추구한다면 우리가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조건과 행복 추구를 방해하지 않겠나?
도시에는 방탕함과 질병이 만연해 있는데 법원과 병원은 충분치 않을테니 법률가와 의사는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니지 않겠는가? 그러면 유복하게 태어난 사람들마저 이런 직업을 갖고 싶어할거야.
인류는 플라톤의 '국가론'에서 소크라테스가 한 충고를 따르지 않았고, 그가 예측한 시나리오는 불행히도 21세기에 현실이 되었다. 고대 철학에 심취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시 채식인이었는데, 그는 해부학을 통해 동물과 인간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동물이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생명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빵, 신선한 과일, 콩 수프, 아몬드, 채소 샐러드를 좋아했으며 채식 요리법을 메모로 남기기도 했다. 그른 이런 말을 했다.
진실로 인간은 동물의 왕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잔인성이 동물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생명체의 죽음을 통해 살아가는 살아있는 묘지이다. 나는 어렸을 때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며 동물을 살해하는 것을 살인처럼 생각하는 때가 올 것이다.
천재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1kg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23kg의 곡물이 소비된다. 지구의 자원은 모두의 필요를 충족해 줄 수 있지만 사람의 탐욕을 충족시키기에는 추분하지 않다. 인류 건강과 지구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는 채식으로 전환하는 것만큼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 채식이 인간 성품에 미치는 물리적 효과는 인류 문명에 가장 유익한 영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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