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올림픽과 같은 국제경기에서 우리는 '부상 투혼'을 칭찬한다. 뼈에 금이 가고 인대가 늘어나는 고통을 참으며 메달을 따면 - 설사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운운하며 칭찬한다. 육체적 고통을 참으며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육체적 고통의 수위가 그 쯤되면 난 정말이지 말리고 싶어진다. 만일 내 가족이나 내 제자가 그런 상황이라면 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돈이나 명예보다 소중한 건 네 몸이야. 그만하자.'
스포츠에서 우리는 선수에게 '사명감''애국심''희생' 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포츠 선수들은 그들의 몸을 희생해서라도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스포츠의 묘미는 대결과 승리에 있다. 이기면 기쁘다. 지면 안타깝다. 그걸로 됐다. 더 높은 기량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을 선수나 관객이 즐기면 된다. 이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갖는 것이나, 상대방에 대해 지나친 적대감을 갖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근대적이다. 스포츠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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