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부선이 아파트의 부정한 관리 실태를 고발하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다. 그녀는 어디에서든지 문제를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로 회자되었다. 아마도 ‘평범한 삶’을 사는 여성이 아니라는 사회적 편견이 그녀를 더 사고뭉치로 몰아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전히 사회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훨씬 강하고 가혹하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녀의 행동은 옳았으며, 그녀가 육박전까지 벌이며 악다구니를 쓴 결과 - 사람들은 그런 편견을 가지고 그녀를 본다. - 아파트 관리의 문제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부정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 공론화되었다. 그녀는 국정 감사에까지 나와 아파트 관리비 실태를 조사하여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했다. (이러다가 국회로 갈 것 같다. 가끔 국회에도 저런 트러블 메이커 하나가 휘젓고 다니면 국회도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그녀의 덕을 보고 있다. 우리네 아파트는 그런 문제가 없는줄 알았다. 그런데 그 뉴스 뒤로 흘러 나오는 소식 - 이 뉴스도 그녀 덕분에 나온 것이다. - 우리 아파트가 100억대의 공사를 하면서 도면도 없이 시가보다 더 비싸게 자재를 구입했고, 공사비의 절반 이상을 임금으로 지불했단다.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낙후된 파이프를 교체한다고 비용 분담하라고 해서 지불했다. 왜 얼마나 필요한지 모른채, 그냥 믿고 맡겼다. 그런데 그들은 ‘허가받은 사기꾼’들이었다. 만일 우리 아파트에도 구석구석 파헤치고 다니는 트러블 메이커가 있었다면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리라.
구석구석 썩어서 각자의 자리에서 해 먹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악용하여 해 먹으려는 자들 때문에 세월호 사건도 터졌고, 성수 대교도 붕괴되었고, 삼풍아파트도 무너졌다. 뿐인가? 지금도 동네 공원의 잔디는 제대로 뿌리 박혀 심겨진 것이 아니라 거의 던져진 것처럼 놓여있고, 얼마 되지도 않은 어린이 놀이터의 바닥이 쭉쭉 갈라지고, 정작 해야 할 교체는 하지도 않으면서 멀쩡한 것 같은 방음벽은 수리한다고하지 않나... 구석구석 깊이 생각해보면 의아한 것 투성이다. 적당히 먹는 건 눈 감아주면서, 적당히 떡고물도 챙기면서, 적당히 좋은게 좋은거라고 서로 위안하면서 사는 것이 편하나 세상. 정말 트러블 메이커가 되지 않으면 절대로 제대로 일이 되지 않는 나라같아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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