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아인슈타인이 주는 교훈

사회선생 2014. 6. 14. 08:30

 하루 공부해서 하루 가르칠 때가 나도 있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설명할 때가 있었다. 후에 공부하다가 '이게 이런 뜻이었는데 내가 잘못 설명했구나' 깨닫게 되는 순간도 많았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은 내가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해서 설명할 수 있다. 로크나 루소의 사회계약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설명하지 못한다. 그냥 대충 학습 자료 외워둔 것을 읽는 것에 끝난다. 만일 내가 '대충' 이해하면 내가 이해한대로 '대충' 설명하게 된다. 학생들은 당연히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해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것이 학생들인데 어떻게 나도 잘 모르는 것을 이해시킬 수 있겠는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수업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한 건 수업 내용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붙은 이후부터인것 같다. 조금 과장해서 수업 내용을 내가 쥐략 펴락하는 것이 가능하고, 학생들을 밀었다 당겼다 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수업이 재미있어졌다. 어떤 문제를 가져와도 문제의 의도를 알 수 있게 되면서부터 편해졌다. 그래서 지금도 사회문화나 정치 수업은 매우 편하지만, 경제 수업은 진땀난다. 이 나이에도... 그 이유는 내가 내용 요소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0가지를 알아야 한 가지를 설명할 수 있다.

 우리 교사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말 중 하나가 "이 내용은 너무 어려워서 학생들에게 설명할 수 없어요." 그러나 아인쉬타인은 말했다. "옆집 할머니한테 설명할 수 없다면, 상대성이론을 제대로 이해한 게 아니다."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고 그렇게 되면 설명은 막히게 되어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받는다. 나를 포함한 교사들이 새겨 들어야 할 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