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수 십 년 전이나 요즈음이나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크게 다르지 않다.(단 연예인과 방송 관련 직종이 선호 직업으로 추가되었을 뿐) 예나 지금이나 공부 좀 한다 싶은 학생들은 법조인, 고급공무원, 의사 등이 되고 싶어한다. 그런데 왜 그 직업을 갖고 싶냐고 물었을 때 돌아오는 답변은 완전히 다르다.
과거에는 치기 어린 영웅심이나 엘리트 의식, 과시욕일지 몰라도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고 싶다, 사회 정의를 바로 잡고 싶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고 싶다.’ 는 이야기를 했다. 적어도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삶이 폼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요즈음은 다르다. ‘안정적이잖아요, 돈 벌기 쉽잖아요, 명예를 얻을 수 있잖아요, 결혼하기 쉬워요.’ 라고 ‘떳떳이’ 말한다. 개인의 만족으로 끝.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과연 이런 세태를 신세대가 솔직해졌다고 좋아할 일인지 걱정스럽다.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그 동안 개인주의를 신봉한 교육 탓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우리가 이상적으로 여기고 있는(혹은 여겨왔던) 개인주의와 그 개인주의를 토대로 한 자유주의가 과연 옳은 것인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로 타당한가에 대해 반성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특이한 점은 개인의 다양성은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적 토대를 가지고 있으면서, 개인주의와 전체주의를 대척점이라고 여겨 정치적으로는 개인주의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독재 정치가 국가와 민족을 앞세운 데에서 생긴 전체주의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과 서구의 개인주의 사상을 흠모한 나머지 기형적인 개인주의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
개인주의적 가치는 여전히 유용하다. 하지만 공동체의 가치 역시 그 만큼이나 유용하다. 모든 인간의 행복한 삶은 공동체의 공공선 속에서 가능하다. 공동체의 가치를 존중하고, 공공선을 정립하고, 개인 간의 연대와 협력을 통한 공공선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듣고 싶다. "저는 제빵사가 되고 싶어요. 우리 동네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몸에 좋은 빵을 만들고 싶어요." "저는 환경관리 공무원이 되고 싶어요. 우리가 사는 동네를 쾌적하고 깨끗하게 만드는게 꿈이에요." "저는 수의사가 되고 싶어요. 동물들도 병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구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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