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

사회선생 2014. 5. 23. 17:12

 

 

 폭군이 아니라면 결코 부인하지 않을 권리가 인간을 제외한 나머지 동물에게도부여될 날이 올지 모른다. 프랑스인들은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사람을 제멋대로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일찍이 알아차렸다. 마찬가지로 언젠가 사람들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존재를 다리 개수, 피부 털, 꼬리의 유무를 이유로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지도 모른다. 그 밖에 무엇때문에 넘지 못할 선을 긋는다 하는가? 추론 능력인가? 의사 소통 능력인가? 하지만 다 자란 말과 개는 태어난 지 하루, 일주일, 심지어 한 달 된 아기보다 훨씬 더 합리적이고 말도 더 잘 알아듣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들 무슨 상관인가? 문제는 동물이 합리적으로 사고하거나 말할 수 있느냐갸 아니다. 고통을 느낄 수 있느냐다. (J. Bentham, 'the principles of morals and legislation'.

 

 동물에 대한 기존의 처우를 옹호하는 현대적 논증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동물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동물의 올바른 처우에 대한 철학적 논증의 부재에 있기 보다는 동물학대에 대한 우리의 무지와 깊이 뿌리박힌 습관을 바꾸기 꺼리는 우리의 태도 때문임을 암시한다. 아무리 합리적인 사람이라도 습관의 압박을 이겨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동물을 먹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믿는 도덕철학자 중에도 여전히 고기를 먹는 사람이 많다. 이는 합리적 논증으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피터싱어 엮음, 노승영 옮김,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 시대의 창, 44-45p에서 그대로 가져옴)

'환경과 생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탈출하는 돼지를 보며   (0) 2014.06.09
care가 적합했다.  (0) 2014.06.04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아이가...  (0) 2014.05.21
인간과 동물의 차이  (0) 2014.04.30
Born Free  (0) 201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