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 영화 '지구를 지켜라' 만큼이나 재기 발랄하고 엉뚱하고 하지만 기가 막힌 촌철살인의 풍자가 살아 있는 영화였다. 원작을 읽어봐야지 생각했는데, 원작을 읽어보진 못했다. (너무 대작이라 그 분량에 압도당해서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고, 더군다나 번역서라는 한계까지 가지고 있는지라 더더욱 손이 가지 않았다. 문학작품은 영화언어보다 훨씬 추상적이고, 정교하고 풍부하기 때문에 나같은 영어 문외한이 읽어도 번역서가 갖는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뚱맞은 표현은 뭐야? 정말 번역을 어떻게 한거야?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 작품들을 만날 때가 많기 떄문이다. 특히 오래 전에 나온 대작일수록 더 그렇다.이건 오래 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
암튼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사고의 전환과 기발한 발상이 조합된 산만하지만, 나름대로 개연성과 의미를 잘 짜깁기한 흥미로운 영화였다. 우주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지구를 철거하는 외계인들의 계획이 시작되며 주인공이 좌충우돌 우주를 여행하면서 겪는 해프닝이 영화의 내용이다.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기승전결이 즐거움을 준다. (머리 좋은 감독이 관객들을 쥐락펴락 하는 느낌이다. 영화는 그런 맛으로 보지 않는가? 감독의 수가 미리 읽히는 영화는 별로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다음 미디어의 가십꺼리 기사 하나가 그 영화를 생각나게 했다. 트럭에 실려 도살장으로 운반되고 있던 돼지가 탈출한 해프닝이 있었다는 기사였다. 높은 트럭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정말 '예술적으로' 찍혔고, '목숨을 건 탈출'이라는 극적인 드라마가 입혀졌다. 정말 그런 것은 아닐까? 그들도 살고 싶지 않을까? 자유롭게... 그런 의지와 생각이라는 것이 정말 그들에게는 없을까? 자꾸 영화와 함께 이런 '엉뚱한 상상'이 된다.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newsview?newsid=20140609183707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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