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는 야생에서도 새끼의 생존율이 3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수족관에서의 생존율은 - 임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지만 임신에 성공했다고 해도 - 10%도 되지 않는단다. 수족관에서 생활하는 돌고래는 면역력이 매우 낮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새끼 역시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 면역력 저하로 인한 폐렴으로 태어난 지 사흘 안에 죽는다고 하니, 원인과 해결책을 모르는 것이 아니건만, 그들을 바다로 돌려보내주지 않은 채. 임신한 돌고래라도 바다로 돌려보내주며 건강한 새끼 낳아서 자유롭게 살라고 우리 인간은 아량을 베풀지 못한다. 10% 미만의 생존율을 '우리 동물원'에서는 예외로 만들어 보겠다고 '인간을 위한', '동물원의 업적'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한다.
돌고래는 매우 드물게 바다에 사는 동물 중에서 인간과의 교감 능력이 뛰어나고, 지능이 매우 높은 포유류이다. 나는 인간이나 동물의 지능에 대해 논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돌고래가 그렇게 좁은 수족관에서 결코 행복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높은 지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돌고래는 수족관에서 태어난 애들이 거의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생존율이 낮기 때문이다. 우리네 동물원에 있는 대부분의 돌고래는 그 넓은 바다에서 돌아다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좁은 수족관에 갇혀 버린 것이다. 과연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인간은 알 수 있을까? 안다면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오늘 우연히 에서 본 돌고래의 출산 이야기를 보면서 두 가지가 안타까왔다. 꽃분이가 겪은 슬픔이 안타까왔고, 사육사들도 함께 겪었을 슬픔과 노력이 안타까왔다. 사육사들의 노력만으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는 영세한 수족관과 동물원이 너무 많다. 개인 간에 동물을 매매하고 번식시켜 판매하는 것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물원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백번 양보해서 하나는 운영하고 싶다면 국가에서 관리 감독하는 국유 동물원이면 족하다. 물론 그 동물원은 동물복지를 고려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 공간을 제공하고, 관리하며 그들도 적어도 물리적인 환경만큼은 비교적 쾌적하게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할 지... 어제 만났던 지인의 말이 갑자기 떠오른다. "무엇인가를 잘 되게 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노력과 공이 필요한데, 망치게 하는 건 정말 간단한 거 같애. 한 사람도 할 수 있거든."
P.S.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의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새끼의 생존율이 10%도 되지 않는다는데 철창에 갇힌, 축사에 갇힌 인간이 먹는 동물들은 어떨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인간의 대량 사육 방식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자연의 섭리를 항생제로 거스를 수는 없다. 조류 독감은 아직도 끝나지 않아, '무고한' 닭과 오리들이 지금도 살처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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