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AI가 문제가 아니라 공장식 사육 환경이 문제다

사회선생 2014. 1. 28. 23:03

 재작년에는 구제역으로 돼지와 소들을 340여 만 마리나 생매장하더니 올해에는 AI때문에 살아있는 닭과 오리들을 푸대자루에 마구 쓸어담아서 불과 며칠 새 백 오십만 마리를 생매장 했단다. 앞으로 몇 백만 마리, 몇 천만 마리나 더 죽여야 끝이 날까? 지옥이 있다면 저런 것일까? 돼지 생매장 현장에 있던 근로자는 지옥을 보았다고 했다. 그들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통의 느낌을 가지고 있거늘. 아무리 인간이 먹기 위해 키우는 존재라고 해도 인간의 잔인한 폭력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문득 다른 나라에서는 구제역이나 AI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궁금해졌다.

과거에도 철새들을 중심으로 한 AI는 존재했고, 그 먼 옛날에도 돼지들은 구제역에 걸렸다. 그러나 지금처럼 반경 수 십 킬로미터 안의 모든 동물들을 생매장하지 않아도 될 만큼 확산되지도 않았고, 그 반경 안의 모든 동물들이 병으로 몰살되지도 않았다. 마치 독감이 유행이라고 해서 모든 인간이 독감에 걸려 죽는 게 아닌 것처럼...

그런데 지금의 동물 사육 환경에서는 돼지 한 마리, 새 한 마리에서 시작된 전염병이 전국을 들었나 놓았다 한다. 공장식 사육 환경과 당일에 걸쳐 이동되는 유통망 덕분(?)이다. 공장식 사육 환경은 늘 전문가들이 문제라고 말을 하지만 자본주의의 생리 - 필요 이상의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 규모의 경제 등 - 로 인해 점점 더 환경은 열악해지고 있다. 닭들은 부리를 잘린 채, 발가락은 휜 채, 잠도 못 자는 환경 속에서 옴짝 달싹 못한 상태로 산다. 도살될 때가지... 극도의 스트레스로 단지 목숨만 연명된 채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 면역력이 있을 리 없다. 소나 돼지의 환경 역시 별만 다르지 않다. 전염병이 문제가 아니라 관리 방식이 더 큰 문제임에도 관리 방식에는 손을 댈 생각을 못하고, 늘 사고가 발생하면 -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고 아닌가? 철새들이 AI 걸린 것을 인간이 어떤 재주로 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 - 몰살이 대응방식이다. 눈가리고 아웅이다. 재작년 온갖 소독약을 엄청나게 뿌려대며 난리를 쳤지만, 구제역의 확산을 막지 못했다. AI 역시 정부에서 호들갑 떨지만 확산을 막을 수는 없다. 공장식 사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해마다 되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몰살만이 능사가 되는 사회에서는 곧 몰살해도 묻을 땅마저 없어지게 될 것 같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57869.html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128031008

 

http://news1.kr/articles/1500345

 

http://fromcare.org/info/notice.htm?code=notice&bbs_id=35954&page=1&md=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