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숨졌다고 한다. 하청의 하청인 택배 산업 구조와 지나친 경쟁이 가져온 결과일거다. 대기업 택배업체로부터 선택 받아야 일을 계속할 수 있고, 그렇게 하려면 더 빠르게, 더 싸게 많은 일을 해야 했을거다. 소비자는 어제 주문한 물건이 오늘 왔다고 기뻐했지만 거기에는 택배 노동자의 비인간적인 삶이 있었던게다. 우리의 '지나친' 편리함이 누군가의 비인간적인 삶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면 이건 불공평하다.
학교에서 도시락을 시켜 먹었다. 도시락 하나 먹는데 플라스틱 쓰레기가 갯수로만 따져봤더니 15개가 넘는다. 휴지에 종이까지 치면 더하다. 80명이 먹는 도시락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다. 플라스틱이 주는 편리함이 우리의 환경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을 모르진 않을텐데 우리는 그냥 편리함을 기업의 탓으로 돌리며 그렇게 살아간다. 그들이 만들었으니 소비한다는 식이다. 기업은 소비자들이 원하니 그렇게 만든다고 한다. 서로 책임전가하는 사이 우리의 삶의 터전은 망가져간다. 환경 오염은 인간답게 사는 삶을 파괴한다. 사실 이미 물과 공기를 통해서 우리는 비인간적인 삶의 경험을 하고 있다.
돼지 열병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는 기사가 뜬다. 우리나라 돼지 사육 환경을 보면 병에 안 걸리는게 기적일 정도로 끔찍하다. 돼지도 불행하지만 축산 노동자로서 보면 근무 환경도 열악해서 아무도 일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우리 축산업은 망할거라고 이야기할 정도이다. 공장식 축산은 전염병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 안에는 비인간적인 노동자의 삶이 존재한다. 지나친 고기 소비량을 줄이지 않으면 구제역, 돼지 열병, 조류 독감같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인간다운 삶은 무너진다. 이미 누군가는 그 더러운 환경으로 비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은 매우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일이다. 돼지의 고통, 자연 환경, 소비자의 건강, 그리고 축산 노동자의 삶까지...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불편을 감수하지 않고는 모두의 인간다운 삶이 불가능할거 같은데... 기사를 봐도 속시원하게 해결방향이나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글은 없다. 그냥 현상만 나열될 뿐. 그래서 어쩌라고?
'세상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묵할지어다 (0) | 2020.11.03 |
---|---|
당신을 지지해요, 무조건! (0) | 2020.11.03 |
부동산 정책을 보며 (0) | 2020.10.13 |
편가르기의 목적은 무엇일까? (0) | 2020.09.17 |
30년된 아파트를 보며... (0) | 2020.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