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어난 아시아나 항공기의 착륙 사고로 중국인 학생 세 명이 사망하고 말았다. 한창 어린 나이의 소녀들이 불의의 사고로 숨진 것은 매우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그녀들의 가족과 친지, 친구를 위로하고, 중국 정부에서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보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거국적인 형태의 애도 행사가 열리는 것은 좀 이해하기 힘들다. 만일 그녀들이 중국 내에서 교통 사고로 사망했다고 해도 그렇게 거족적인(?) 애도 행사가 열릴까? 아무리 봐도 자연스럽지가 않다. 미국과 한국이라는 타국의 책임(?)으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민족애를 자극한 것일까? 혹시 중국에서 '민족 감정'을 자극하는 형태로 보도하는 것은 아닐까? '민족감정' 이 아니고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 중국의 어느 버스 운전 기사가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 창으로 날아온 철조각을 맞고 극도의 고통 속에서도 승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버스를 세운 후 위험하니 내리지 말라고 한 후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그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는 추모의 물결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충분히(?) 납득이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이 우려되는 이유는 - 생명의 위계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 불필요한 곳에서조차 '민족'을 강조하는 것은 '정치적 적대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민족의 존속과 유지 중요하다. 민족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 역시 필요하다. 이는 해당 민족에게 뿐만 아니라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민족애 역시 어쩌면 자연스러운 감정일지 모른다. 그러나 민족의식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 나라는, 우리 민족은 어떤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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