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교사가 학생과 사귄다?

사회선생 2019. 5. 28. 12:31

아주 오래 전, 자신이 담임을 맡았던 학생과 결혼을 했다고 자랑(?)했던 교사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의 반 반장이었던 학생과 결혼을 했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아무리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도 없다고 하지만, 미성년자인 학생의 관리 감독 책임을 맡고 있는 교사가 학생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았다고 생각하니 듣는 것만으로도 불편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교사가 가르쳤던 학생인데  학생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학생과 교사 관계로 교류하다가 남녀 청춘 사이에 정분이 나서 결혼을 했다면, 그 정도는 아주 관대하게 생각해서 용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부터 학교 밖에서 여기 저기 드나들며 사귀다가 대학에 가자마자 결혼했다? 혹은 그렇게 사귀다가 헤여졌다? 결과가 어쨌든 과정에서 그루밍 성폭력의 냄새가 난다. 중고등학생에게 자신이 흠모하는 혹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성인 교사는 남녀 간의 사랑만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불평등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정에서는 고등학생 연령의 미성년자에게 성적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고 있고, 그런 이유로 고등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성인 남성들도 무죄 판결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그래도 아직 양심(?)이 있는지, 교사에게만은 서로 사랑한다고 인정할 수 없었나보다. 자신의 반 학생과 사귄다는 것을 이유로 해임당한 교사가 해임 불복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성관계가 없었다고 해도 담임 교사가 자신의 반 학생과 사귀는 것은 공무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책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해임이 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지만 어린 학생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것은 불편하다. 미디어에서 그렇게 보는 것도 몹시 불편한데, 학교에서 교사가? 제발 그런 마음이 들면 그냥 혼자만의 비밀로만 간직하길!     


https://news.v.daum.net/v/20190528105928115?f=p


https://www.yna.co.kr/view/AKR20190528061800004?input=1179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