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비닐 쓰레기 대란

사회선생 2018. 4. 2. 10:26

내가 어렸을 때에는 비닐 봉투가 별로 없었다. 대부분 종이 봉투였다. 종이 봉투를 골목길 쓰레기통에 버리면 망태 아저씨(우리는 그렇게 불렀다. 폐휴지 재활용하는 아저씨들이 있었다)가 와서 폐휴지만 주워 갔다. 우유도 병으로 배달돼 왔다. 우유를 마시고 병을 내 놓으면 새 우유를 놓으면서 빈 우유병은 수거해 갔다. 가끔 가위질을 하며 고물장수 아저씨가 돌 때에면 집에 있던 콜라병이나 맥주병을 주고 강냉이와 바꿔 먹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친환경적인 삶이다.

지금은 비닐봉투, 페트병이 대부분이다. 분리 수거를 위해 분리 배출을 하면서도 난 늘 의문이었다.  이 많은 페트병과 비닐들이 어디로 갈까. 정말 제대로 재활용이 될까... 업체에서는 재활용보다 생산이 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재활용할 생각이 처음부터 없다. 화장품 회사에서 한 말이다. 그렇게 고급스럽게 만들어 놓은 화장품 병을 재활용하면 좋지 않냐고 했더니 수거해서 다시 만드는 비용이나 그냥 생산하는 비용이나 큰 차이가 없다는... (난 이런 시장 경제의 위대함(?)에 가끔 짜증이 난다.) 

특정 업체에 분리 수거 재활용을 맡겼다가 그 회사들이 못 하겠다고 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할 셈인가? 지금 그런 사태가 발생한 듯 하다. 아파트마다 비닐 수거 못 해 간다고 하는 통에 비닐과 페트병 처리를 두고 난리이다. 사실 비닐봉투는 아예 처음부터 가격을 높게 책정해서 판매하고, 페트병은 사용한 업체에서 회수하여 재활용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쓰레기가 끝없이 양산되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 쓰레기가 많아지는 것도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유감스럽게도 종이와 달리 비닐봉투나 페트병은 태울 수도 없다. 유독성 물질이 엄청나게 나와 가뜩이나 미세 먼지 가득한 하늘을 더 시커멓게 만들게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기업의 이윤 중심, 소비자의 편의 중심에서 조금 더 벗어나 전체 환경을 이제 고려해야 한다. 기업은 비용 부담하고, 소비자는 불편함 감수하고, 그 대신 청정하고 깨끗한 환경을 가질 수 있다는 비젼을 보여주어야 한다.

왜 옛날 처럼 우유는 병에 생산해서 재활용하고, 비닐봉투 대신 종이 봉투와 장바구니 들고 생활하면 안 되는가? 우리가 조금만 불편하면 쓰레기 대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은가? 쓰레기 대란은 시기 문제이지 반드시 이런 식으로 살다가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이 문제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쾌적한 환경을 기업의 이윤이나 소비자의 편리함 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환경이 돈도 못 벌어다주고,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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