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미세먼지, 뭐라도 좀 하자

사회선생 2018. 3. 29. 09:14

20년 전 쯤 한여름에 베이징을 여행하면서 그랬다. '이렇게 매연이 심한 데에서 어떻게 살지? 여행 왔기 망정이지 살라고 하면 못 살거 같아" 지금 서울은 그 때 그 베이징과 같다. 아니 더 심한거 같다. 이 곳에 여행 온 외국인들은 아마 그 때 베이징에서 내가 했던 말을 똑같이 되뇌이고 있을거다. 못 살거 같았는데, 그래도 살고 있다. 콧물 훌쩍거리면서... 나는 요즈음 콧물 줄줄 흘리며 지저분하게 산다.   

교육청에서 마스크가 지급됐는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준다. 운동장 활동 하지 말라는 지침도 내려왔다. 이러다가 더 심각해지면 등교 금지까지 할 판이다. 정말이지 이 쯤되면 전국민이 모든 문제 뒤로 하고 숨 좀 제대로 쉬고 살자며 뭐라도 해야 할 판인데 속수 무책이다. 마스크 쓰고 다니며 - 쓰레기만 더 늘어나고 있다 - 그렇게 그냥 살고 있다.   

교통 체증은 여전하고, 공사장은 뚝딱거리고, 발전소와 히터는 팽팽 돌아간다. 자동차 못 타게 하고, 분진 가루 못 날리게 공사장 단속하고, 노후된 발전소는 폐쇄하고 국민들은 에너지 절약하고 대중교통 이용하고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고자 하는 고통 분담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특단의 조치는 커녕 아무것도 달라지는게 없다. 국민은 대책 내 놓으라 정부 탓하고, 정부는 국민 눈치 보느라 이렇다 할 만한 대책을 못 내놓는다. 고통 분담하자고 차량 운행이라도 5부제든 뭐든 강제해야 할 거 같은데 절대 나서지 못한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때에 강제하여 대책을 내 놓고 싶지 않으리라. 도대체 정치인을 움직이는건 돈과 표밖에 없다는 이 슬픈 현실) 그리고 둘 다 중국 탓한다. 탓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단기적 대책과 더불어 중장기적 대책까지 정부는 빨리 내 놓아야 한다. 그리고 국민은 불편을 감수하며 고통 분담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제 개발과 성장의 논리에서 벗어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가장 최우선 과제로 놓고 모든 정책에 접근해야 한다. (이것도 돈이 안 돼 힘들려나) 일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 시대가 되면 뭐하나? 아무리 멋진 옷 입고 비싼 가방 들어봐야 얼굴에 방독면 쓰고 다니면 코메디다. 제발 뭐라도 좀 하자. 숨통을 점점 조여오는게 느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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