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소의 반란

사회선생 2018. 3. 27. 12:10

모든 생명은 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본능이다. 인간도 머리 위에서 폭탄이 떨어지면 솥뚜껑 열고 머리를 밀어 넣는다고 하지 않는가? 공포에서 벗어나 살고자 하는 욕구가 그런 짓도 하게 만들게다.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도축장에서 소가 사람을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안전 규정이 어쩌구 하지만 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소는 두려웠고, 위험을 느꼈고, 살고 싶어했을거다. 그리고 본능에 따라 자신을 공격하는 대상을 자신이 먼저 공격했을거다. 안전 장치를 하든 안 하든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우리가 소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그들이 겪는 두려움과 위험과 살고자 하는 욕구가 없다고 왜곡해서는 안 된다. 그들도 분명히 죽음 앞에서 극도의 공포감과 스트레스를 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당연하다고 여겨서도 안 된다. 이는 너무 잔인하고 비정하다.  

우리가 소고기를 먹는다고 하더라도 소들이 느끼는 감정은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논의해야 한다. 채식을 하자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나도 실천하지 못하는 비건의 삶을 타인에게 어떻게 강요한단 말인가. 하지만 적어도 소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살다가 편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정말 최소한의 배려는 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인류가 자랑하는 과학기술. 이런 데에 써야 하는 것 아닌가?

도축장을 보면 육식 인구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봉준호 감독도 옥자를 찍기 위해 도살장 취재를 나간 후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하지 않는가? 나도 아직 도축장을 보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볼 용기가 없다. 하지만 확실한건 소나 돼지나 닭이나 오리나 죽고 싶어하는 동물은 세상에 없다는거다.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은, 동물성이 아니라 인간성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공포감만이라도 제거해 주는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인간은 포식자인 동물일 뿐. 결코 인격체로 생각할 수 없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말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약자에 대한 배려. (우리 강아지들도 종종 보여주는 약자에 대한 배려) 그게 인간다운거 아닌가.


http://v.media.daum.net/v/20180327095703611?rcmd=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