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당한 동물 사체를 목격하면 하루 종일 아른거리다가 심지어 밤에 꿈에도 나타나서 괴롭다. 동물학대를 다룬 책이나 영상은 보지도 못한다. 책공장더불어에서 인간 사회에서 동물이 어떻게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는지를 알려주는 의미있는 책이 나왔는데, 알고는 싶고, 보기는 싫고... 지금 달막거리고 있는 중이다. 차마 볼 수 없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실들이 세상에는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비위 약하고 심장 약한 사람 진짜 살기 힘들다.
어제는 피골이 상접한 채 쓰레기통을 뒤지며 죽어가는 북극곰 기사를 봤는데, 계속 그 모습이 떠올라서 지금 후회하고 있다. 사실을 아는 것과 그 실상을 확인하는 것은 정말 다르다. 죽는다는 걸 관념적으로 아는 것과 사체, 심지어 잔인하게 살해된 사체를 보는 것이 어찌 같겠는가? 내가 기사를 읽고 있을 때 쯤에는 마치 카펫같은 사체가 돼 있을 북극곰을 생각하니 눈물이 날 정도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겠는데 해결책은 없다. 아니 있는데 거의 실현 불가능하므로 없는 것과 같다.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동물의 멸종을 막는 것은 인간의 자기 절제에서 시작돼야 할 거 같은데, 우리네 사회 구조에서 절제는 미덕이 아니라 퇴보를 의미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끊임없이 소비를 강요하는 사회, 약간의 불편함도 참지 못하는 사회, 세상의 중심이 철저히 인간에만 한정된 사회에서 추위와 더위를 견디고, 아껴쓰고 덜 사고, 동물권 이야기하면 왕따되기 십상이다. 용기있는 왕따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교육이 돼야 할텐데...지구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가치와 태도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갈 길이 멀다. 그 때까지 이 곰들이 모두 널부러져 죽지 말고 버텨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http://media.daum.net/photo-viewer?cid=2344#20171213012915536
'환경과 생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의 반란 (0) | 2018.03.27 |
---|---|
아는 것이 힘? 알수록 힘이 빠진다... (0) | 2017.12.21 |
닭이 그 모양인데 달걀이라고... (0) | 2017.08.15 |
동물 애호가시군요 (0) | 2017.07.14 |
따뜻한 나라에서 살고 싶은 이유 (0) | 2017.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