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동물 애호가시군요

사회선생 2017. 7. 14. 09:18

내가 동물복지를 이야기 하면 사람들이 말한다. "동물 애호가시군요." 그런데 나는 이 말이 불편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호가라 함은 어떤 일이나 사물을 몹시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일단 동물은 일도 아니고, 사물도 아니다. 둘째,  나의 동물 복지에 대한 신념을, 신념이 아닌 취향으로 폄하해 버리려는 의도인 것 같아서이다.  애호는 옳고 그름의 문제에서 벗어난 취향의 문제인데, 나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취향의 문제로 국한할 수 없다고 보는 사람이다.   

특정 품종의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거나 희귀한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동물 애호가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동물의 권리에 관심이 많을 뿐이다. 동물도 생명이 있고, 쾌고감수 능력이 있고, 희로애락의 감정이 있는 존재이므로 그에 적합한 대우를 해 주는 게 마땅하다고 여기는 사람에 불과하다. 인권 신장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인간 애호가라고 하는가? 외국인 근로자 인권 신장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어머, 외국인 애호가시군요." 이러진 않는다.  

"동물애호가시군요." 이러면 아닌 이유를 관심도 없는 사람들에게 구구절절 설명할 수도 없고... 앞으로는 누군가 그렇게 말하면 "동물권에 관심이 많아요" 동문서답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