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단톡방은 사절!

사회선생 2016. 7. 18. 16:44

요즈음 단톡방 사고가 종종 터지고 있다. 최근 서울대 남학생들이 단톡방에서 특정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음담패설을 나누다가 그 내용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사실 그런 일들은 비일비재하지만 아마 서울대 학생들이라 더 크게 문제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건 당연하다. 서울대 나왔답시고 여기저기에서 엘리트 노릇할 가능성이 많은데 그들마저 뒷골목 양아치 수준의 여성관과 도덕성을 가졌다면 이는 분명히 심각한 사회 문제 아닌가? 나중에 고위 관료가 되어서 '대중은 개 돼지이다. 적당히 먹고 살게 해 주면 된다. 계급제는 당연하고 유지되어야 한다.' 이따위 얘기들을 하게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나는 서울대생의 단톡방 사건을 접하며 나향욱 교육부 관료의 발언이 생각났다. 그 수준이 동급이라고 여겨지며 서울대 단톡방 학생들의 미래 모습으로 오버랩되었다. 수준 낮은 여성관과 대중관의 근원이 다르지 않을게다. 모르긴 해도 그 둘 다 자신들의 발언이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재수없어서 걸렸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그 조차도 심각한 문제이다.

정보사회의 특징을 가르치면서 하는 이야기지만 사이버 공간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교묘하게 중첩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아무리 사적 정보라고 해도 이미 올리는 순간 그건 내 통제 밖을 넘어서는 공공의 정보가 되어 버린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날로그식의 마인드를 가지고 그대로 단톡방에서 떠든다. 술 취해 주변인들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 나누는 음담패설을 단톡방에서 이모티콘까지 빵빵 날려가며 나눈다. 누군가 나중에 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이랬을 때 전자의 경우에는 잡아 떼면 그만이지만 후자는 이모티콘까지 웃고 있는 명백한 증거가 남아 그의 이력이 된다. 때문에 정보사회에서는 어떻게 보면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내 말과 행동이 명백한 증거로 남게 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잡아 뗄 수가 없다. 정보사회에서 필요한 건 정보 역량 뿐 아니라 더 높은 도덕성이 아닐까? 살만한 사회가 되기 위해 자신의 말과 행동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신중하게 행하는 태도. 정보사회에서 필요하다고 배워본 적이 없다. 가르쳐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가르치다보면 정말 조금은 더 도덕적인 인간이 되지 않을까?

 

p.s. 원래 단톡방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 업무 단톡방은 정말이지 더욱 싫다.- 오늘도 어느 출판사에서 '드디어 우리도 단톡방이 생겼습니다' 하며 담당자가 카톡을 날리는데 도저히 좋아요라고 답할 수 없었다. 업무의 압박만 시공을 가리지 않고 가해질텐데 뭐가 좋단 말인가? 그냥 업무는 업무 시간에 만나서 하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