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어떤 사람이 꼰대일까?

사회선생 2016. 7. 27. 08:46

점점 나이를 먹어 이제는 학교에서도 선배보다 후배들이 더 많은 위치가 되고 보니 말과 행동이 조심스러워진다. 소위 꼰대는 되지 말아야 하는데 걱정이다. 꼰대는 기성세대와 선생을 뜻하는 은어라는데, 이 둘에 딱 해당되니 조심하지 않으면 꼰대기질 발휘하기 딱 좋다. 다행스러운건 그나마 말 하는 걸 즐기지 않는데다가 타인의 사생활에 별 관심이 없어서 조금 덜 하지 않을까 스스로 생각하는데.. 모르지... 주제 파악하고 사는 철인이 우리 주변에는 그리 많지 않으니 나 역시 내가 보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는 다르리라.

"우리 땐 안 그랬는데 너희들은 왜 그러니?" 이런 식의 발설을 하는 순간 꼰대가 되기 딱 십상이다. 속으로 그들은 말하리라. 아니 겉으로 말할지도 모른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 말고, 당신이나 잘 하세요.:

나는 꼰대 기질은 나이와 상관없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나이가 들면 삶의 경험이 투영되어서 보이는 게 더 많아지긴 하는데 그렇다고 대부분의 사람이 보이는대로 말하지는 않는다. 나이가 들면 이해의 폭이나 포기의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자신과 타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른 사람, 늘 타인의 흠을 찾아 지적하고 가르치려 드는 사람,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사람, 그리고 말과 행동이 거칠고 시끄러운 사람. 대부분 그런 사람은 지적질에 능한 나 잘났어에 해당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보는 자아와 타인이 보는 자아는 완전히 다르지만.... .  

후배들에게 반말 찍찍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에 대하여 "그럼 안 돼" 무안을 주고, 스스로 칭찬한다. "난 그런 걸 보면 못 참는 사람이잖아." 떠들고 다닌다. 그리고 다른 선배가 자신에게 훈계하면 꼰대짓한다고 비아냥거린다. 예를 들어 자신은 타인에게 "여기에서 시끄럽게 하지 마". 지적하면서 타인이 자신에게 "너무 목소리가 크고 시끄러워."이렇게 말하면 "난 원래 이런데 어쩌란 말이야? 지나 잘 하라고 해."  "요즈음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듣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동료 교사가 그렇게 말을 하는데 답변이라고 하는 말이, "내 말은 잘 듣는데 ...우리반 애들은 나 좋아하는데... 네가 너무 고지식해서 그래." 

이런 사람들이 꼰대 아니고 무엇인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얘들아, 꼰대가 뭐야, 어떤 사람이야?"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그 중 인상적인 말." 잔소리 많고 시끄러운 자뻑 아줌마요."  

거슬리는 사람들과 상종을 하고 싶어지지 않는 걸 보니 나도 꼰대기질이 생긴건가? 이미 다 큰 성인들, 그것도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을 인간적 신뢰가 형성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단지 선배라는 이름으로 훈계하거나 가르치는 것은 부작용만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애정이 있으되 간섭하지 말고, 침묵하되 할 말은 하고, 친하게 지내도 예의는 지키고... 점점 사람 대하는 게 어려워진다. 적어도 꼰대는 되지 말아야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