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사회선생 2016. 3. 16. 00:02

'Give me a dollar or I'm voting for Trumph'라는 피켓 들고 시위(?)하는 사람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미국인이 아닌 나도 트럼프같이 '무식해서 용감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쩌나 걱정되던데, 미국인들이야 오죽할까 싶었다. 그런데 사람들의 생각이 다 비슷하지는 않은가보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나선 트럼프가 지금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단다. 민주당에서야 좋아라 하겠지만 -트럼프가 나오면 민주당 후보가 누구라도 당선되지 않겠는가?-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과연 개인은 당장의 사적 이익을 초월하는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가? 선동 선전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대중들이 차라리 인기있는 개그맨이거나 잘 생긴 영화배우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다면 이해를 하겠다. 그런데 특정 대상에 대한 적개심과 혐오증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천박하고 속물스러운 말과 행동을 하는 부동산 재벌이 대통령 후보라니...민주주의의 끝은 정말 플라톤이 우려한 중우정치인가? 

아무리 미국도 먹고 살기 힘들어져도 그렇지, 주류 집단의 이익을 소수 집단을 배척함으로써 지키려고 하는 정견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소름끼친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가 생각난다. 히틀러에 열광했던 독일인들의 모습과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은 유사하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정치가들이 공공의 적을 만들어 결속을 강하게 하는 전략은 선거에서 -저급하지만 -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공공의 적이 정적이 아니라 소수 집단이 된다면 이미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포기한 것이다. 그런데 꽤 많은 대중이 지지한다.  

 민주주의가 현존하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 제도라고 가르치고 배운다. 이에 대해 이이를 제기하기 어렵다. 그럼 다른 무엇이냐고 했을 때에 대안이 없다. 플라톤의 말대로 철인이 독재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겠지만 이는 천운이고, 천운에 사회를 맡길 수는 없으니 확률에 맡기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 다수의 시민들이 선출했다면, 그리고 그들이 감시한다면 적어도 막 나가는 정치를 하기는 어려우니까... 하지만 남의 나라 일이라도 트럼프가 당선되는 걸 보고 싶지는 않다. 굳이 퇴보의 길로 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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