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와 도덕성 간의 상관 관계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조합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리와 도덕성의 상관성을 찾으려면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금리가 떨어지면 성실하게 일해서 열심히 돈 벌어 조금씩 저축하며 미래에 대비하는 소시민들의 생활상이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되던 시절에는 적어도 열심히 돈 벌어 은행에 넣어두면 배신(?)당하는 일이 없었다. 은행에 넣어두면 큰 돈은 못 벌어도 예상의 범주 안에서 내가 재무 설계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성실하고 소박하게 경제 생활을 해 왔던 사람들조차 은행에 돈을 넣어두기 꺼려진다. 거의 마이너스 금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은행의 고정 금리 밖의 세상은 불특정 불확실한 투자 - 투기인지 투자인지 나는 두 개념을 어떻게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 만이 기다린다. 어디로 가도 평범한 소시민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도 안전하게 맡겨 놓을 곳이 없다. 이런 경제적 현실은 시민들의 도덕성을 약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벌어봐야 남는 것도 없는데... 그렇다면 무엇을 할까? 벌려고 하지 않거나 번 것을 막 쓰거나...
이런 작금의 상황들을 보며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과연 더 이상의 '의미있는' 경제 성장이 가능한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이 든다.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더 이상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제 더 이상 더 많은 생산과 더 많은 이윤,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없는 경제 구조가 되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다수의 시민들은 도덕성이 약해질 수 있다. 각박해지는 사회 속에서 도덕성마저 더 약해진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늘 성장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금리와 도덕성에 관한 글을 읽으며 잠깐 - 그 글을 쓴 필자와는 다른 결론이 나는 - 성장의 의미를 되새김질 해 본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022240431
'세상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국회의원만 예외일까? (0) | 2016.03.11 |
---|---|
테트리스와 알파고 (0) | 2016.03.10 |
검사외전 (0) | 2016.02.13 |
무능한 사람일수록 편해지는 이상한 조직 (0) | 2016.01.22 |
다문화 시대 JYP의 실수(?) (0) | 2016.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