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정청래와 SNS

사회선생 2015. 5. 12. 23:30

막말하는 사람들의 자기 정당화 논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나는 솔직한 사람이다. 나는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은 내 말을 지지 혹은 옹호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정말 드물게 그런 사람도 있지만, 경험적으로 보면 막말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무례하고 생각이 깊지 못하고 경박하며 자신과 친한 사람들이 지지하는 것을 다수가 지지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다. 치기 어린 영웅심에 사로잡힌 골목대장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요즈음의 정청래를 보면 늘 주변에서 보아 왔던 막말하는 사람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심하다. 마치 자신이 정의의 투사인 것처럼 스스로를 미화한다는 점도 어쩌면 그리 똑같은지... 그는 SNS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여론으로 착각하나보다. SNS의 속성상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혹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마련이고, 정청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팔로워나 친구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팔로워나 친구는 그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정청래는 마치 그들의 지지 혹은 옹호가 전체 국민의 뜻인양 착각하고 있다. 적어도 국회의원이라면 그 수준의 도덕성과 인격을 보여주어야 하건만... 하긴 그런게 있다면 그리 행동하지는 않겠지...

가까운 선배가 있었다. 그는 도저히 그의 품위와 어울리지 않는 상스러운 막말을 일삼는 후배들과 가깝게 지냈다.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있다. "카타르시스가 필요한거에요? 너무 함부로 말하는 걸 그대로 두면 선배 이미지도 안 좋아질 거 같은데..." 그가 말했다. "저런 애들도 필요한거야. 그래야 우리를 아무도 안 건드려. 무식해서 용감한 애들이 조직에는 도움이 되는 법이지. 행동대장같은..." 그의 말을 들으며 '야, 보스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느꼈다. 혹시 정청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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