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문신은 일탈일까?

사회선생 2015. 4. 24. 23:00

 장동민이나 이완구나 과거의 행적으로 한방에 훅 갔다. 유명해지기 전에는 그들의 과거에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유명해지면서, 주목받으면서 누군가에 의해 그들의 과거 행적에 대해 문제 제기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고, 문제의 심각성이 일파만파 확산되었으며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입장에 처해졌다. 그 둘의 유형은 다르지만 그들의 과거가 현재 그들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사회문화 수업 시간, 일탈 행동을 보는 관점과 이론을 가르치던 중이었다. 교과서에 문신 사진이 나온다. 내가 그 사진을 넣자고 주장했었는데, 그 이유는 논쟁을 붙여보고 싶어서였다. 우리 사회에서 문신이 일탈 행동일까, 아닐까? 다양한 답들이 쏟아져 나왔다. 문신 사이즈에 따라 다르다, 문신 모양에 따라 다르다 등등...

 나는 나중에 대학 가면 어디에든 문신을 하고 싶은 사람 손 들어보라고 했다. 40명 중에 5~6명이 손을 든다. (아마 더 많을텐데 교사 앞에서 문신한다고 하면 자신의 이미지가 나빠질까봐 손 들지 않은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손목, 팔, 발목, 쇄골 등등 하고 싶은 부위도 다양하다. 그래서 물었다. 네 장래 희망 직업이 뭐냐고... 그 중 한 아이가 스튜어디스라고 해서 빵 터졌다. 비행기에서 스튜어디스가 "손님, 여기있습니다." 하고 음료를 내미는데 손등에 독거미 한 마리 올라가 있으면 기분이 좋진 않을 것 같다고 내가 말했기 때문이다. 문신이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직종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일탈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고, 상대성의 원리를 설명하며 정리했지만, 사실 내가 더 하고 싶은 말은 장래를 생각하며 현재의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는 비교과서적인 말이었다. 함부로 자신에게 낙인이 될만한 일은 하지 말고 살라고, 너희의 과거가 현재를 말해주듯이 너희의 현재가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사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경계는 인간이 편의적으로 정해 놓은 관념일 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와 미래의 내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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