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일이다. 학생들은 지금 시험장에서 긴장하며 시험보고 있고, 나는 학교 방송실에서 방송 업무를 맡아 하고 있다. 기술을 담당하는 교사는 방금 영어 듣기 평가가 끝나자 한 시름 놓는다. "올해도 무사히 넘겼네요."
학생들 만큼이나 시험장으로 운영되는 학교에서도 모두 긴장한다. 혹여 시험 중 사고라도 나면 오늘 저녁 뉴스 헤드라인이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고의 유형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듣기 평가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든지, 답안지나 시험지 매수가 모자란다든지, 답안지와 시험지를 제대로 수합하지 못했다든지 아무튼 학교에서 제대로 일처리를 하지 못해서 사고가 발생하면 이는 면책이 어렵다.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들이 수능 시험장에서 매우 많이 발생한다. 심지어 발생한 지도 모르고 있다가 며칠 후에 알려져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학교도 매우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수능 업무의 주무부서를 맡고 있는 교무부장도 긴장했나보다. 다급하게 방송실로 왔다. "1교시 답안지에 이름 안 쓴 애들이 너무 많아. 얘들 호명 좀 해서 불러 줘요." 하면서 이름 기재가 누락된 학생의 시험실 번호와 수험번호를 적은 쪽지를 놓고 간다. 그리고 그 아래에 크게 써 있다. '빨리 선거본부로 보내주세요' 빵 터졌다. "부장님, 제가 선거본부로 보낼 재간은 없고, 그냥 2층 시험본부로 보내드리면 안 될까요?" 이대로 방송했으면 수험생들도 빵 터지지 않았을까? 너무 긴장해서 그냥 시험본부로 알아서 듣고 말았으려나? 모쪼록 무탈하게 모두의 시험이 끝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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