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와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지금도 남성 아이돌 그룹을 좋아한다. 잘 생긴 소년들을 보면 흐뭇하다나? 삶의 낙이란다. 초등학생인 아들 녀석이 TV를 보다가도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나오면 "엄마, 엄마 애인들 나왔다!" 고 외친단다.
'넌 아직도 사춘기라 좋겠다. 난 이제 감수성이 딱딱해져서 재미가 없다.넌 여전히 말랑말랑하구나." 그랬다. 그 친구 하는 말, "야,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좀 유치해져야 돼.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고... 다 별거 아니야." 그랬다.
최근 밀란쿤데라가 14년만에 장편 소설을 내며 말했단다. "세상에 저항할 수 있는 길은 딱 하나. 세상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것뿐" 이라고... 오래 전 대학 시절 그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원작으로 한 영화 '프라하의 봄'을 본 후 주인공을 이해하기 힘들어서 소설을 찾아 읽어보았으나 마찬가지였다. 너무 어렸던 탓이다. 그런데 지금은 영화나 소설이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지만, 그 소설의 대략적인 내용만 다시 읽어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문득 밀란쿤데라의 말에 '그리스인 조르바'가 오버랩된다. 세상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을 때 나를 옥죄는 것들이 없어지고, 그제서야 진정한 자유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스인 조르바를 최근에 다시 읽었다. 자유가 무엇인지 왜 카잔자키스가 위대한 작가인지 알 수 있었지만, 그렇게 자유롭게 살 용기(?)는 여전히 없다. 밀란쿤데라의 새 소설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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