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아무리 공부를 해도 안 돼요.

사회선생 2014. 4. 4. 12:39

"선생님, 걔는 아무리 공부를 해도 성적이 안 올라요. 놀자고 해도 고3이라 안 된다면서 진짜 열심히 공부해요. 그런데 저보다 공부도 못해요. 부모님들도 열심히 하니까 좋은 대학 가는 줄 알아요. 그런데 성적은 다 6,7등급이에요. 진짜 불쌍해요. 말려야 되는거 아니에요?"  한 학생이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학생들 모두 웃었다.

 "왜? 결과가 나쁘면 할 필요없어? 그래, 좋은 대학 못 갈 지도 모르지, 하지만 걔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 봤으니까 후회도 남지 않을거고, 그 힘이 밑천이 되어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해도 성실하게 열심히 할거야. 인생에서 한 번 쯤 죽도록 공부해 보는 것은 훗날 살아가는 힘이 되는 법이지. 평생을 살아도 지금처럼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그런 열정도 생기지 않아. 인생 길게 봐라. 난 걔가 언젠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면 꼭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정말 안타까울만큼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공부는 계단처럼 단계가 있는 것이라 기초가 없고, 방법을 모르면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시점에서 성적을 올리기 쉽지 않다. 게다가 공부하는 능력도 재능이라 다른 사람보다 학습력이 좋은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다면 공부에 올인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적게는 '내가 그 때 열심히 공부할 걸'이라는 후회를 남기지도 않을거고, 크게는 목표를 위해 자신을 절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 - 결코 가벼이 볼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 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가 좋지 않을 지 모른다. 우리네 인생이 어디 내가 원하는대로 결과가 나오는가? 하지만 하지도 않는데 결과가 나오는 법은 절대 없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하면 반드시 얻게 되는 것이 있다. 나의 학생들이 그렇게 믿고 공부하는 과정에 충실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