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직업을 밝히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요즘 애들 힘들게 한다던데... 어때요? 수업 시간에도 자고, 대들고 그런 애들 정말 많은가요?" 그 때 나의 대답은 정해져있다. "그래도, 애들인데요... 어른들이 힘들게 하는 것만 하겠어요? 학생들때문에 학교 생활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못 해봤지만, 어른들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많이 했어요."
학교 생활 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을 경험했지만 학생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교사를 힘들게 했던 학생이 없었겠는가? 반항하고, 집단따돌림을 주도하고, 무단결석하고, 흡연하고, 수업 시간에 노골적으로 자고, 만사 심드렁하고... 매우 다양한 일탈이 있지만, 학생들의 일탈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교사 아닌가? 그리고 여전히 다수의 학생들은 교사를 어려워하고, 존중하며 수업을 듣는다. (심지어 재미없는 수업일지라도 조용히 들어주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얼마나 기특한가?)
모르겠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런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그런데 그건 결국 어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아닐까? 교사들이, 학부모들이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달린 일이다. 학생들이야 교육으로 변화시킬 여지가 있지만, 나만 옳다는 신념에 가득 찬 어른들 - 어느 조직이나 구성원들을 힘들게 하는 어른들 있지 않은가? - 은 개선의 여지가 없으니 그것이 더 골치 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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