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새해라고 달라질 건 없어

사회선생 2014. 1. 3. 10:00

 언제부터인가 날이 바뀌고 해가 바뀌는 것에 무덤덤해졌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 작년과 올해와 내년이란 관념에만 존재할 뿐, 인간은 현재에 사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어제와 오늘의 차이가 무엇일까? 그냥 잠시 잠을 자고 일어났을 뿐, 그리고 24시간 만큼 노화되었을 뿐이다. 삶의 변화가 시간의 흐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간은 과거에 대해서는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고 기억하고, 현재는 힘들다고 느끼며, 미래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며 산다. 실제로 인간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란다. 사실 과거는 젊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기억 아닌가? 그러다보니 어느 모임에서든 "왕년에 내가..."로 시작하는 말이나 "아, 요즈음 진짜 힘들어서...'로 시작하는 푸념,  "그래도 내가 언젠가는...'이라는 희망을 듣는 일은 어렵지 않다. 옛날에 공부 못 했던 사람 없고, 요즈음 힘들다고 하지 않는 사람 없으며, 미래에는 그래도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지 않는 사람 없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희망을 품는다. 오늘 끊지 못하는 담배를 내일 끊겠다고. 오늘 공부하지 못한 것을 내일부터 하겠다고... 그러나 내일은 관념 속에만 있을 뿐, 인간은 오늘을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삶을 변화시키고 싶으면 현재의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무엇인가 의미있는 일을 찾아, 꾸준히 한다면 삶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인데 정작 나는 어떤가 생각해보니 부끄러워진다. 나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면서, 심지어 깨닫기 전에는 몰랐으면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는 무게 잡으며 말한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해.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문득 네가 바랬던 미래가 현실이 될거야. 하지만 그 현실도 장밋빛만 펼쳐지진 않지...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인생인것 같다. 극복해 나가며 순간 순간 행복감도 느낄거야.  과거를 지나치게 미화하지도 말고, 미래에 대해 근거없는 낙관론을 펴지도 말고,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즐겁게, 열심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