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지만, 싫어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 그렇다. 내가 쟤를 왜 좋아하지? 잘 생겨서? 잘 생긴 사람이 하나 둘인가? 똑똑해서? 그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똑똑한걸 재수없어 하기도 하니까... 그저 개인의 취향일 뿐이다. 그런 취향이 왜 생겼냐고? 모른다.
그런데 내가 쟤를 왜 싫어하지 생각하면 대부분은 이유가 떠오른다. 지나치게 말이 많다, 말과 행동이 거칠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 가식적이다, 유치하다, 기타 등등. 연예인의 경우에는 외모가 될 수도 있지만, 동료의 경우에는 인간성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정말 그런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니까 싫어하는거다. 어쨌든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좋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만 가지고 있으면 세상 살기 편한데,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면 좀 피곤해진다. 싫어하는 데에는 부정적 감정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한정된 에너지를 그런 데에 소비하는 것은 낭비이며, 피곤한 일이다. 좋아하는 감정이냐 긍정적 에너지의 발산이니 내게 득이 될테니 좋은 일이지만 누군가를 싫어한다는 건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정작 당사자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데 - 내가 말 많은걸 싫어한다고 그 사람이 갑자기 말수를 줄일 리는 없지 않은가? - 혼자서만 싫어한들 누구 손해인가?
학생들에게 오늘 훈화랍시고 해 준 말이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말하면서 나도 다시 추스린다. 그래, 무슨 상관이냐. 좋은 친구들이나 생각하며 기분 좋게 살아야지. 요즈음 나에게 거는 최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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