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서 보아야 더 사랑스럽다는 것은 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인간이나 사물은 너무 가까이에서 보는 것보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보는 것이 훨씬 더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비단 물리적 거리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거리감을 의미한다.
너 아니면 죽는다고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해도 함께 살다보면 내가 저 인간과 왜 결혼했지 회의감이 드는 경우는 많아도 너무나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가까이에서 보면 그의 모든 것이 다 보이는데, 인간이란 존재가 내적이나 외적으로 모든 것이 다 아름다울 수가 없다.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사람들도 멀리서 보면 존경스럽지만 막상 그 옆에서 함께 지내다보면 별볼일 없는 경우가 많다. 극히 평범하거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인격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멋진 연예인이 인격까지 그렇게 멋진 경우는 옆에서 함께 지내는 사람이 아니면 사실 잘 알지 못한다. 그냥 적당히 멀리서 볼 때가 훨씬 아름다울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인간 관계도 그렇다. 지나치게 가까이 지내다가 깨지는 관계들은 많아도 서로 적당히 존중하며 지내는 친구 관계는 서로를 훨씬 편하게 한다. 그 사람의 모든 면을 아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서 더 친밀감을 느끼게 하기 보다는 오히려 거리감을 갖게 한다. 알고 보면 사람 다 거기에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물건은 또 어떤가? 쇼윈도에서 조명 받으며 반짝일 때에는 아름다워보여도 막상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 뭐 그렇게까지 아름다운 물건인가 싶다. 공연히 산건 아닌가 후회될 때도 있다.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다. 사람은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존중해 주어야 하고, 물건은 굳이 내 손에 들여 놓지 않아야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뭐 순전히 나의 개인적 생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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