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골프장 유감

사회선생 2013. 11. 15. 20:43

원래 중산층을 대상으로 상품 광고를 할 때에는 상류층을 모델로 해야 한다. '이 집에 사는 순간 당신의 품격이 달라진다, 이 시계를 차는 순간 당신의 삶이 달라진다' 등등. 중산층은 늘 끊임없이 상류층이 되고픈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미군들이 또 초창기 미국 유학파 관료들이 한국에서도 즐기고 싶은 마음에 골프장을 만들기 시작했고, 골프는 접근성이 어려운 상류층 스포츠였다. 이른바 접대용 스포츠, 사업용 스포츠라고 하든가?  한 때 골프는 '나 돈 좀 있어. 난 특별한 사람이야' 하는 과시용 스포츠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은 예전보다는 대중화되었다지만 여전히 부킹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매우 높다고 하니 골프가 비싼 스포츠임은 분명한 것 같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스포츠 중 하나라고들 하는데, 이 비싼 스포츠가 가져다주는 폐해는 사실 심각하다.  

 골프는 엄청난 자연재해용 스포츠이다. 물론 미국이나 호주같이 넓은 평지가 발달된 지형에서는 자연스럽게 골프가 발달할 만하다. 그들에게는 약간 손만 보면 골프장이 될 만한 곳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초원지대가 없다. 약간 손을 대서 골프장 만들기 힘들다. 골프장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산을 깎아야 한다. 그리고 엄청난 제초제로 멀쩡한 나무와 풀들을 다 죽여야 한다. 숲의 파괴도 엄청나지만 수질 오염도 심각하게 야기한다. 그리고 그 혜택은 골프를 즐기는 몇몇 사람들이 누린다.

숲이 주는 혜택은 다수가 공유할 수 있지만, 그리고 숲이 주는 혜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어떤 폐해도 남기지 않지만, 숲이 골프장이 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에 맞지도 않는 스포츠를 대중화하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상류층만 즐기라고 하는 것도 시대에 맞지 않는다. 결국 정부의 정책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골프장 허가를 내 주지 말고, 골프장에는 환경보전분담금을 매우 높게 책정하고, 사용료에 부과되는 세율을 높이고 그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은데... 골프를 즐기는 인간들이 법을 만드니 그렇게 될 지 잘 모르겠다. 그냥 골프는 호주나 미국에 가서 즐기시면 안될까? 아님 가까운 동남아나 중국에도 넓은 땅 많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