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생두언 렉 차일럿

사회선생 2018. 10. 24. 10:42

우리 말로는 이름을 발음하기 조차 어렵고 낯선 태국인 생두언 렉 차일럿. 40년 전 벌목에 이용되던 코끼리의 비명 소리를 듣고 코끼리 구조를 자신의 업으로 삼고 뛰어 들어 지금까지 코끼리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활동가이다.

아주 어릴 때에 창경원에서 코끼리를 보며 내가 주는 과자를 받아 먹기만 바라던 때가 있었다. 왜 그들이 어울리지 않게 한국의 시내 한 복판에서 우리에 갇혀 저렇게 살아야 하는지 몰랐다. 아무도 그런 걸 가르쳐주지 않았다. 사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코끼리는 코가 길게 생겼어가 아니라 왜 코끼리가 저기에 있을까였다. 유감스럽지만 지금도 동물원의 동물들을 보면서 그들이 왜 저기에 저렇게 있어야 하는지 그들이 행복한지 가르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릴 때에 코끼리를 제일 좋아했다. 그 이유는 특이한 생김새때문이 아니라 동물을. 먹지도, 그렇다고 동물에게 먹히지도 않는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초식 동물이지만, 거대한 체구때문에 웬만한 육식 동물의 먹이가 되지 않고 살아가는 그 모습때문에 불쌍하지도 않았고, 무섭지도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코끼리는 지능도 굉장히 뛰어나다. (신상이라는 영화가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그런데 힘세고 머리 좋다는 이유로 코끼리는 인간의 놀이와 노동에 잔인하게 이용되었다. 야생의 코끼리를 노동과 놀이에 이용하려면 그들의 야생성을 죽여야 하는데, 그것은 아기 코끼리때부터 행해지는 무자비한 학대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들은 훈련도구 나는 고문도구라고 보는 bullhook이라는 갈고리가 있다. 끝이 갈고리같이 생긴 꼬챙이다. 소위 훈련받았다고 하는 코끼리들은 정수리가 움푹 패여 있다. 어릴 때부터 사지가 묶인 채 피가 나도록 꼬챙이로 찔렸기 때문이다. 지금도 코끼리 쇼나 코끼리 트랙킹을 하는 데에 가 보면 그 관리자들이 갈고리를 들고 다니는 걸 볼 수 있다. 내가 코끼리 쇼나 트랙킹 따위를 하지 않는 이유이다. 

생두언 렉 차일럿은 벌목 현장에서 학대받는 코끼리를 보며 코끼리들은 언제 쉬냐고 물었을 때, 인간들은 bullhook으로 코끼리의 정수리를 계속 찍어대며 말했단다. "죽으면 쉴 수 있다."

그녀는 그 일을 계기로 코끼리 구조 활동가가 되어 살고 있다. 그녀는 전세계의 동물원에서 서커스장에서 이용되고 있는 코끼리들을 구조하기 위하여 헌신하고 있다. 그리고 늙고 병든 코끼리들을 수용한 보호소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코끼리는 가족애가 남다른 집단 생활을 하는 동물이라고...  초원에서 무리와 함께 살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고....존경스러운 그녀. 태국에 가게 되면 코끼리 밥 값이라도 들고, 그 보호소에 꼭 한 번 방문해 보고 싶다. 코끼리가 보고 싶은게 아니라 - 그네들끼리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나의 호기심으로 그들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 -  그녀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서...  


https://news.v.daum.net/v/20181020044445597?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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