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되고 싶어요'라는 프랑스 애니메이션이 있다. 곰과 함께 성장한 아이가 인간 사회에 적응하지 않고 결국 곰 형제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가 매우 쉽고 감동적으로 그려진 영화이다. 하지만 철학적 울림이 주는 무게감도 매우 커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스스로를 곰이라고 생각한 그 아이는 자신의 어미곰을 죽인 인간 사회에 적응하기를 거부하며, 자유롭게 대양을 헤엄쳐 곰들의 세계로 떠난다.
에버랜드에서 죽은 북극곰 통키는 북극곰이지만 북극에 한 번도 가 보지 못했다. 마산의 어느 동물원에서 태어나 에버랜드로 팔려왔다고 한다. 에버랜드에서 23년을 살다가 최근 몸 상태가 나빠지자 노후를 북극곰 전용 공간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요크셔의 야생 동물원으로 영구 이주시킬 계획이었단다. 다음달이면 그래도 에버랜드보다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었는데, 그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통키는 죽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북극곰 통키. 차라리 북극에서의 삶을 모른 채 살았기 때문에 나았으려나?. 통키의 부모는 어디에서 어떻게 태어나 새끼를 한국의 동물원에서 낳았을까? 통키는 왜 마산이 고향이 되어야 했을까? 한국인도 견디기 힘든 삼복 더위를 북극곰이 어떻게 견디며 생존했을까? 햐얗고 뽀얘야 할 털이 이끼가 낀 것처럼 퍼렇게 변하고 생기 잃은 눈으로 여름 더위를 견디는 모습의 북극곰을 아주 오래 전 동물원에서 본 적이 있다. 살아도 산 게 아닌 것 같은 동물원의 동물들 모습. 딱 그거였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서울대공원에서 지난 4년간 661마리의 동물이 폐사했다고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동물원의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막 여우에게는 사막이 필요하고, 황제펭귄에게는 남극이 필요하고, 코끼리에게는 아프리카 초원이 필요하다. 제발 더 이상 그들을 납치, 포획, 매매, 감금, 학대, 살육하는 짓을 하지 말자. 동물원이 없어져야 하는 이유중 하나이다. 납치, 포획, 매매, 감금, 학대, 살육은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비도덕적인 짓 아닌가. 이런 짓을 하면서 인간을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가? 도대체 언제까지 이 따위 짓을 하며 돈을 벌어야 하는가? 동물원은 동물 교육의 장이 아니라, 동물 학대의 전시장이다.
"옛날 옛날에 동물원이라는게 있었어. 인간이 살아 있는 동물을 잡아서 철창에 가두고 사람들에게 구경 시켜 주며 돈을 받았대. 전기충격기나 채찍으로 고문하거나 굶기면서 재주 부리거나 쇼를 하도록 학대도 했대. 너무 끔직하고 미개하지? 우리는 절대로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돼." 언제쯤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을 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는 오겠지. 제발 빨리 오기를!
https://news.v.daum.net/v/20181018143707755?rcmd=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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