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한부모 가정

사회선생 2016. 3. 18. 09:39

우리나라 이혼율이 높아졌다는 것을 학생들과 면담하며 체감했다. 38명의 학생 중 부모가 이혼했다고 밝힌 학생이 8명이다. 모르긴해도 밝히지 않은 학생이 한 두 명 정도는 더 있을 것 같고 대략 10명 정도라고 추정된다. 그럼 4명 중 한 명 꼴이다.

이제 한부모 가정은 흔한 우리네 가족 모습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특정해서 학생들의 행태가 달라지는 것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학생들의 생활 태도를 봐도 한부모 가정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 없으며 학업 성취 수준에 있어서도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확실히 경제적 문제는 있는 것 같다.  우리 반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이나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정 등의 사유로 국가의 지원을 받는 학생이 5명인데, 그 중 네 명은 한부모 가정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경제적 지원을 해 주길 바란다고 밝힌 학생이 몇명이 더 있는데 역시 한부모 가정이다.

한부모 가정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런 이유로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은평구로 유입되고, 그래서 타 지역보다 이혼 가정이 더 많은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학생들은 한부모라는 사실보다는 경제적 어려움에 더 직면해 있고, 학업 성취 수준이나 기타 학교 생활 부적응의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결손이 원인이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면담 중 아버지나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결핍감같은 것을 느끼는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은 힘든 엄마, 힘든 아빠에 대한 애정이 더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부재하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이나 아쉬움은 덜 한 것 같았다. 어쩌면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