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공개적으로 이혼하고 싶다고 선언을 했다. 왜 사생활을 저렇게까지 떠벌이고 다니나 의아했는데 아내가 이혼을 해 주지 않기 때문인가보다. 자신은 이혼하고 싶어 죽겠는데, 아내는 죽어도 못 한다고 버티니까 언론플레이라도 해서 이혼을 하려는 의도인 듯 하다. 모르긴해도 아내 입장에서는 괘씸해서라도 더 버틸 것 같다. "죽어도 이혼 못 해. 누구 좋으라고 이혼을 해? 내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중전 자리에서 절대로 못 물러나! 네 맘대로 하고 살아. 누가 뭐래?"
사실 누가 봐도 이미 깨진 가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책주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가정 생활의 파탄 책임자가 이혼 소송을 제기해 봐야 거의 패소한다. 가정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에게는 이혼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주지 않는다. 반면 서양에서는 파탄주의 원칙에 따라 이혼이 결정된다. 어차피 누구 책임이든 부부 간의 애정이 사라져 정상적 부부라고 보기 어려우면 누구라도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법원에서는 대부분 받아 들여진다. 그렇다고 유책 배우자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책임은 돈으로 진다. 조금 과장해서 옷만 걸친 채 쫓겨난다고 한다. 그게 합리적인게 아닌가 생각된다. 억울함을 돈으로라도 풀어줘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혼시 재산분할에서 가정주부나 여성들이 재산 형성에 기여한 몫이라는 아주 애매한 기준때문에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이혼 안 한다. 그냥 옆에 두고 저주하거나 복수하면서 살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삶은 둘 다에게 너무 불행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혼은 사적인 문제이고, 때문에 유책주의보다는 파탄주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단, 책임은 져야한다. 어떻게? 가정파탄의 책임을 가진 배우자가 정말 손 털고 모두 아내에게 주고 떠나게 재산 분할 판결이 내려지면 된다. 그렇다고 억울함을 모두 풀어줄 수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최태원 SK 회장이 공개적으로 여론의 힘을 입어 이혼을 하고 싶었다면,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을 자식들에게 상속한다. 그리고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나겠다. 이제 남은 인생은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러니 제발 이혼해 달라'고 해야 했다. 그럼 모르긴해도 배우자가 흔쾌히 '안녕히 가세요'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여론도 지지했으리라... '와, 로맨티스트야' 하면서... 그런데 아무리봐도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선언은 없는데, 조강지처 버리고 이혼하겠다니 누가 지지하겠는가? 가만히 보니 대중들에게 욕은 욕대로 먹으면서 내연녀에게 들어간 돈이 회사 공금이라 잘못하면 또 감옥 가게 생겼던데... 쯧쯧.
'세상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문화 시대 JYP의 실수(?) (0) | 2016.01.17 |
---|---|
정당의 개혁과 쇄신 (0) | 2016.01.08 |
감옥 가면 어때요? (0) | 2015.12.29 |
몽고간장과 합리적소비 (0) | 2015.12.24 |
게임중독과 아동학대 (0) | 2015.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