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성취평가제 비율을 맞춰라

사회선생 2015. 6. 9. 08:10

 성취 수준에 따른 평가는 우리네 교육 실정에는 너무 앞서가는 것이었다. 학습의 목표 달성에는 성취 수준에 따른 평가 방식이 백번 맞지만, 우리네 입시 상황과 고교 서열화 등의 현실적 상황에서 성취 평가제는 일반고 기피 현상에 기름을 붓는 정책이다. 눈으로 학교의 성취 수준을 확인해 보면 A는 적고 E는 많으니 '아, 이 학교 공부 더럽게 못하네. 역시 A가 많은 특목고를 가야 돼.'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성취 평가제 시행 이후 여러 가지 결과들이 나왔나보다. 동네 중딩, 고딩들도 모두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A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일반고는 E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예상했던 결과 아닌가? 그리고 그것을 목적으로 한 평가 방식 아니었던가? 만일 반대로 혹은 거의 유사하게 나왔다면 성취평가제 엉망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도대에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건지 원.

 막상 그런 현상이 명약관화해지자 교육청이 조금 당황스러웠나보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학부모나 학생들의 입장은 어떻겠는가? 그리고 자신의 자녀들이 낮은 등급으로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지 않겠는가? - 교육청에서는 A 등급을 기존의 110%에서 23%로 늘리라는 권고안(?)을 보내왔다. 예전에는 수능 1~2등급이 A 였다면 거기에 3등급까지 포함해서 A를 주라는 것이다.

다시 A를 기분(?)으로 주자는 것 같은데, 이럴 거면 무엇하러 성취 평가제를 하는가? 성취 수준의 기준을 다시 낮춰라 할 바에는 왜 성취 평가제를 하는가? 정부에서 일단 시작해 놓았고, 시작을 했으니 2년만에 그만두자고 할 수는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고나 과고에서는 절대평가제를 주장하고 있고, 고육지책으로 내 놓은 것이 A 등급의 범위를 확 넓히자는 것인데, 3등급 수준까지 A를 줄 바에는 성취 평가제를 무엇하러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 메르스로 나라가 뒤숭숭한데, 성취 평가제까지 나를 뒤숭숭하게 만드는구나. 일반고 살리자고 하면서 가만히 보면 일반고 죽이는 정책만 펴는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말하겠지. "일반고 교사들이 경쟁력이 없어서 일반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다." 아, 진짜 거기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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