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여서 메르스 뉴스를 본다. "도대체 정부는 왜 자꾸 속이려고 하는지 모르겠어. 그래서 얻는 이득이 뭐야?" 그에 대한 나의 추측, "속이는게 아니라 모르는거지. 그냥 우왕좌왕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니까 사실과 제공하는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거고... 그냥 한마디로 무능이지. 정부 기관들은 유기적인 협력은 커녕 서로 책임지기 싫으니까 어떻게든 자기 방어만 하려고 하면서 일처리하고... 그래서 이 지경이 되는거 아닐까?"
메르스 뉴스를 보면서 계속 의문이 들었다. 정말 메르스는 이렇게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할 만큼 치명적인 전염병인가? 매체가 지나치게 확대재생산하며 국민적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가? 보도된대로 전염성이 강하고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라면, 왜 정부에서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공개하지 않는가?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는 이와 같은 시점에서조차 병원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이 민주주의인가? 몇몇 병원의 확실한 사적 이익이 불특정 다수의 불확실한 이익보다 우선시되는 것이 정의인가? 그리고 왜 현재 어디에 몇 명이 발생했는지, 확진자 몇 명이고 의심자 몇 명인지 등을 거주지역와 감염지역 중심으로 발표하지 않는가? 특정 지역 주민이 받을 수 있는 불이익 때문인가? 하긴 당신이 메르스 감염 의심이 되니 집안에서 꼼짝 말고 있으라고 국가에서 한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며 정부의 명령(?)을 들을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고 확진 판정이 나기도 전에 격리 감금하면 인권과 재산권을 주장하며 시끄러워지지 않을까? 심지어 그저 의심자로 끝났다면 더더욱 억울해하지 않을까? 국가의 권력이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권력은 이런 때에 정의를 실현해 주어야 하는 힘 아닌가? 그것이 질병 예방을 빙자한 독재인가? 의사조차 메르스 의심자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확진 판정이 나지 않았다고 수천명을 만나고 다니는 나라이다. 의사조차 그 지경인데, 일반인들은 오죽할까? 만일 하루라도 일을 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취약한 사람이라면?
정리할 수 없는 생각들이 계속 머리가 어지럽다. 확실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는 공공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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