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수첩

극단적인 담임

사회선생 2015. 5. 22. 10:27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진짜 그럴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3학년 수업 시간에 1,2,3학년을 지내오며 몇 학년 때에 학교 생활이 가장 좋았냐는 뜬금없는(?) 질문으로 시작을 했다. 40명 중 1학년 때가 좋았다는 학생이 5명, 2학년때가 좋았다는 학생이 16명, 지금 3학년때가 좋다는 학생 2명이 - 야유를 받으며 - 손을 든다. 그래서 왜 그 때가 혹은 지금이 좋은지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담임선생님이 좋았다, 학급 친구들이 좋았다'는 의견으로 크게 갈린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보았다. '나의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하는 데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담임선생님인가, 친구인가?' 그랬더니 대부분 친구들이라고 답한다. 그런데 한 학생이 답을 했다. "그런데, 너무 극단적인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학교 오기 싫어져요." 아이들이 빵 터졌다. "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그렇게 극단적인 선생님이 누구였냐고 물어보고 싶잖아. 하지만 공개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므로 참으마. 뭐... 이해는 된다."고 말하고 수업을 시작했다.  

 상식적인 선에서 당연히 학생들의 학교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학급 구성원들이다. 함께 오랜 시간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급 구성원에 대한 만족도는 좋아하는 친구가 있느냐가 아니라 싫어하는 친구가 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 좋아하는 친구가 주는 위안은 없어도 견딜만하지만 싫어하는 친구가 주는 불편함은 견디기 힘든가보다. 담임 교사의 경우에는 담임 교사의 성향이 어떻든 간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극단적인(?) 담임의 경우에는 학교 생활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다. 무엇이 극단적인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감정 조절을 잘 못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일삼는 담임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럼 어떤 담임이 나쁜 담임이고, 좋은 담임일까? 구체적으로 학생들과 어떤 식의 상호작용을 하는지 분석해 놓은 연구물들이 있는지 한 번 찾아봐야겠다. 정말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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