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주로 이용된다. 온순하고 머리가 좋은데다가 인내심도 강한 편이라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안내견으로 적격이라고 한다. 하지만 개의 입장에서는 안내견으로 선발되는 것이 그리 행복할 수가 없다. 거의 평생을 모든 욕구를 절제하며 - 인간도 하기 힘든 - 책임과 의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을 다쳐도 낑 소리 한 번 안 내고 피를 흘리면서도 주인의 길을 안내하는 개를 어느 다큐에서 본 적이 있다. 훈련의 결과라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혹독(?)하게 훈련받아야 하는가 싶어 측은했다.
그런 탓에 안내견은 평균 수명이 일반 개에 비해 훨씬 짧다. 큰 개의 평균 수명이 10세 정도라면 안내견은 8세 정도이며, 심지어 그 전에 죽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안내견으로서 은퇴하면 봉사 활동을 하길 원하는 일반 가정집에 분양되는데, 인간을 위해 평생 고생한 안내견에서 이제는 자유롭게 먹고 마시고 놀게 해 주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함께 해 줄 가정에서 대부분 투병을 하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다.
우리나라의 군견들은 일정 연령이 되면 대부분 안락사를 시킨다. (나는 이를 안락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무슨 안락사인가? 그냥 편의를 위해 죽이는 살처분이지. 안락사란 대상에 대한 측은함으로 인해 차선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 안락사를 시키는 날에는 개들도 그 사실을 알고 눈도 안 마주치려 하고 먹을 걸 줘도 잘 안 먹는다는 말을 어느 개 훈련병에서 듣고 뭉클했다. 왜 충성한 개들을 그렇게 죽여야 하는지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생애 한 번이라도 개답게 살다가 가게 해 주는 것은 인간이 그들에게 베풀 수 있는 마지막 선물 아닌가? 그런데 그 마저도 외면해 온 군 당국이 이제 법을 바꿔 개들을 일반 가정집에 입양보낼 수 있도록 하였단다. 정말 잘한 일이다. 나도 은퇴하면 은퇴한 개를 입양해 생의 마감을 함께 해 주고 나도 그렇게 준비해야 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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