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더니

사회선생 2015. 1. 23. 12:10

 시간 날 때마다 관심있는 분야의 논문들을 읽으며 방학을 보내고 있다. 요즈음 내가 꽂혀 있는 개념은 생태적 시민성 -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지 모르겠으나 - 이다. 시민성은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개념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공동체를 인간공동체로 한정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된다. '공동체'의 범주를 인간 공동체에 한정하지 말고, 생명과 사물에까지 확장해서 관계 중심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보는데 그렇게 주장하려니 '무슨 형이상학을 하냐? 자연을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주체로 인정할 수 있느냐'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할 사람들이 보인다. 당연한 반론들이다. 결국 행위자는 인간으로 귀결되며, 상호작용 역시 인간들이 주체가 되어 한 의미부여일 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Dryzek이 '자연이 비록 주체는 아니지만 행위자로 간주될 수 있다. 자연은 비활성적이고 침묵하며, 마음대로 조정 가능하거산 수동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자연은 자기 의식이 있는 주체는 아니지만 사회를 구성함에 있어서 매우 구성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 고 이미 한 20년 전에 이야기했다. 생태시민성을 다룬 논문에서 인용된 그의 말들이 쏙쏙 들어와서, 그의 저서들을 찾아보니 이미 환경정치학에서는 꽤 유명한 학자이고, 많은 번역서들이 나와 있었다. 정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더니... 이론 연구하겠다는 생각 집어치우고 - 그래봤자 앞서간 학자들이 이미 오래 전에 했던 생각들인데, 마치 지금 내가 새롭게 한 것인양 착각하면서 내 놓으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 나는 어떻게 사회과 수업에 이를 구현하여 학생들을 실천가로 만들 수 있을까나 고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