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정말 성형 수술을 많이 하나?

사회선생 2015. 1. 12. 12:23

 오랫 동안 캐나다에서만 산 지인을 만났는데, 내게 물었다. 정말 한국 사람들은 성형수술을 많이 하냐고... 서울 관광을 하다가 7~8층 건물 하나가 의사 10명이 있는 성형외과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단다. 아마도 성형외과들이 모여있는 건물을 보았나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았다. 정말 성형 수술을 많이 하나? 하긴 나도 눈이 쳐지는 노화에 익숙해지기 싫어서 쌍꺼풀 수술을 해 볼까 가끔 생각하고 있으니 외모에 민감한 나이에는 오죽할까 싶다. 

 그러다가 우리 반 학생들을 생각해 봤다. 우리반 아이들이 수능 끝나고 정시 면담을 하러 오는데, 거의 대부분 쌍꺼풀 수술을 하고 나타났다. 심지어 한 녀석은 안 왔는데, 코까지 했기 때문에 너무 부어서 밖에 나가기가 민망하다며 전화만 해 왔다. 그리고 2년 전에는 양악수술로 얼굴이 확 바뀌어서 온 아이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 가만히 보니 얘들에게 쌍수는 그냥 시술 - 수술이 아니라 - 이고, 양악 정도 되어야 비로소 수술이라고 하는 듯 하다. 왜냐하면 요즈음의 쌍꺼풀 수술은 칼을 대는 것이 아니라 눈꺼풀 안 쪽으로 집어서 꿰매는 방식으로 한단다. 그러니까 수술이라고 하기에는 좀 억울(?)한 부분이 있나보다. 어쨌든 그런 방식이든 저런 방식이든 우리반의 경우만 보더라도 쌍꺼풀이 없는 학생의 90%는 쌍꺼풀 수술을 한 것 같다. 그걸 보니 한국 학생들은 성형수술을 많이 한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쌍꺼풀은 성형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의술이 발달하면서 좀 더 예쁘게, 젊게 보이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외모가 취직을 결혼을 대인관계를 결정하는 데에 큰 변수가 된다는 사실은 여전히 전근대적인 것 같아서 그리 탐탁치 않다. 인간에게는 예술적 감수성이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어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사실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서구적인 눈과 S 라인의 몸매라는 것에는 동의하기 싫기 때문이다. 뭐, 내가 동의하든 말든 세상은 그렇게 움직이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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