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 대하여 어떻게 배웠더라... 기억을 더듬어 본다. '어떻게 생겼을까, 무엇을 먹고 살까, 어디에서 살까'와 같은 생물학적인 특성들을 초등학교에서 배웠던 것 같다. 왜 우리가 그들에 대해 알아야 할까?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대해야 할까? 그들과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나가야 할까에 대해서는 배운 기억이 없다. 동물에 대한 학습은 순전히 개인적 경험에 의존해야 했다. 마당에 사는 백구, 학교 앞 노점에서 파는 병아리, 담벼락을 왔다갔다하는 도둑고양이 - 참 인색하기도 하지, 뭘 그리 훔쳐갔다고 도둑고양이라고 불렀는지... 인간이 그들의 영역을 훔친 것은 말하지 않으면서 -, 동물원에서 본 코끼리, TV 동물의 왕국에서 본 악어... 하지만 그들을 보면서도 별 감흥이 없었다. '난 우수한 인간, 넌 열등한 동물. 그걸로 끝.'
지금도 동물에 대한 관심과 인식은 순전히 개인적 경험에 의존해야 한다. 나 역시 그들이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본질적으로 고통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어한다는 것을 개와 고양이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까...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과 동물의 교집합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보수적인 동물이라 자신이 살아왔던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지금까지의 인간중심주의 문화, 공장식 동물사육방식, 육식문화 등 지금까지 가져왔던 습관과 가치관 등을 버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불편한 진실은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이제는 학교에서 동물에 대해서 올바른 가치를 갖도록 가르쳐야 할 때가 되었다. 동물도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고통과 외로움을 느끼며,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의지와 욕구가 있으며, 인간이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들의 영역을 이렇게 많이 침범하여 지배해 왔다면, 이제는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그들의 영역을 지켜주고 보호해 주며 공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러나,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이런 내용을 교육하는 것은 요원하기만 하다.
'환경과 생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끼리, 북극곰, 코뿔소 멸종의 tipping point (0) | 2014.07.28 |
---|---|
전망 좋은 창이 주는 슬픔 (0) | 2014.07.25 |
Y야, 울지 마라. (0) | 2014.07.16 |
스위스의 동물원도 이따위라니. (0) | 2014.06.27 |
그깟 커피 한 잔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0) | 2014.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