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대로변에 로드킬 당한 고양이를 보았다. 그날 밤 그 길에서 고양이가 울고 있는 꿈을 꾸었다. 그런 장면을 목격하면 트라우마(?)가 오래 가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 자체를 아예 보지 못하는데 - 그래서 난 실천가는 되기 힘들다. 학대받는 고발 프로그램도 동물 실험이 자행되는 동영상도 절대로 보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개농장 등을 급습하여 동물을 구조하는 실천가들을 정말 존경한다. 실천하지 않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고 했건만... 나의 모순이고, 비겁한 변명이다. - 어쨌든 그런 모습을 원치 않게 본 날은 꿈까지 꾸게 되기도 하고, 몇 날 며칠 동안 문득 문득 그 장면이 떠올라, 슬퍼지고, 불쾌해진다. 인간의 만행에...
그들에게는 길이 없다. 아니 원래 그들과 인간이 함께 썼던 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인간들이 아스콘을 깔고 선을 그어 놓고 여긴 차가 다니는 길이야 선언했다. 그 말을 알아들을 리 없는 동물들은 수없이 그 길을 건너다가 로드킬을 당한다. 자동차가 도시에 사는 최고의 포식자가 된 것이다.
소음도 공해이기 때문에 도로에 접한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들은 방음벽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방음벽이 투명한 아크릴 판이다. 그렇다보니 새들이 날다가 그곳에 부딪쳐 죽는다. 그들에게는 그 투명한 아크릴판이 벽이 아니라 공간이라고 느껴질 뿐이다. 인간은 그들이 날아다니는 공간까지 아주 교묘하게 점령해 버린 셈이다. 차라리 진한 색의 불투명 벽으로 만들어 놓으면 새들이 그렇게 죽지는 않을텐데...... 종종 산책하면서 천적도 없는데 새의 시체가 자주 발견되는 것이 의아했었다. 역시 인간의 '시원한' 시야 확보를 위해 새들의 시야를 속여,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실제로 넓은 통유리게 부딪쳐서 죽는 새들이 많다고 한다.
이제 도시 개발을 할 때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해 동물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길고양이도 유기견도, 농장동물도, 산속에 사는 야생 동물도 모두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에게 피해를 덜 주면서도 최대한 그들답게 사는 것인지 생태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 도시 개발을 할 때 이제는 정부가 건설업자와 땅주인들만 데리고 해서는 안 된다. 공존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공존.
'환경과 생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 5대 멸종 위기 동물 (0) | 2014.07.29 |
---|---|
코끼리, 북극곰, 코뿔소 멸종의 tipping point (0) | 2014.07.28 |
동물에 대한 교육 (0) | 2014.07.17 |
Y야, 울지 마라. (0) | 2014.07.16 |
스위스의 동물원도 이따위라니. (0) | 2014.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