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말 북한이 개성공단 철수 해프닝을 벌이고, 그렇게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공장 재가동과 공동투자설명회 합의를 했다. 롤러코스터 외교다. 예측할 수 없는 북한의 대남 정책은 북한의 정치 권력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4년 초 북한에서의 장성택 공개 처형과 대거 숙청 뉴스는 그와 같은 예측에 신빙성을 더 갖게 했다. 정말 누구 말처럼 북한 정권도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이 아닐까, 정말 통일이 한 순간에 쓰나미처럼 오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찬물을 확 끼얹는 뉴스를 방금 전에 들었다.
중국이 전쟁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했다고 한다. 누구나 예측하고 있겠지만, 남북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은 김정은이 아니라 사실은 중국이 될 것이다. 북한이 무너진다고 과연 남한으로 흡수 통일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는 걸 중국이 그냥 옆에서 구경만 할까? 국제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는 북한을 이용해 많은 이권을 취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남한 중심의 통일은 완전히 밑지는 장사다. 심지어 핵무기까지 가지고 있는 북한이 남한과 통일이 된다?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 그들이 북한 정권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군대를 보내 북한을 점령하지 않을까?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6.25때 중국군의 개입으로 압록강까지 진격했던 국군이 삼팔선 이남으로까지 밀려났던 역사적 사실이 떠오른다. 중국의 개입이 결국 통일을 막았던 것처럼 다시 그들은 남북통일을 어떻게든 막을 것이다. 물론 김정은이 적화통일을 해 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뿐 아니라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통일 아닌가? 문득 과거의 역사가 떠오른다. 신라가 당의 힘을 빌어 통일신라시대를 시작했지만, 고구려 영토가 대부분 당나라에게 넘어갔던... 반쪽짜리 통일.
통일은 되어야 한다. 통일이 되면 비록 강대국 틈의 우리나라도 국제 사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국제적 위상은 갖게 된다. 지금처럼 중국눈치, 미국눈치 덜 보면서 중국편이든 미국편이든 우리에게 이익을 주는대로 하면 된다. 우리가 짱은 못 되어도 짱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네가 짱 먹어라 해 주면 된다. 오히려 그들이 우리의 눈치를 보게 될 지도...
그러나 통일은 절대 전쟁으로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절대 반쪽짜리 통일은 안 된다. 전쟁은 절대로 옳은 수단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반쪽짜리 통일은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은 통일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백두산 관광을 중국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백두산에 가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기 보다 이상하다, 백두산은 한민족의 영토인데 왜 중국에서 갈 수 있지 의아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더 나아가 우리네 북한 땅이 나중에 중국 땅이 되도록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고구려가 망한 후 - 발해가 만주 일대를 장악한 적은 있었지만 - 만주는 이제 한민족의 영역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그런데 북한 땅마저? '지능적인' 통일 외교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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