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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크라이나

사회선생 2022. 3. 3. 09:28

우크라이나 테니스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코트에 엎드려 운다. 입대 전, 자신의 어린 딸을 안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 남성이 흐느낀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아닌 나도, 우리들도 같이 눈물이 난다. 기사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가 사는 곳에 갑자기 포탄이 떨어진다는 상상은 상상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끔찍하다.  

 

동네에 살해 당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그 놈이 어떤 놈인지 잡아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사회에서 살면서, 우크라이나에는 죄 없는 사람들이 길바닥에 시체로 널부러져 있고, 심지어 누가 그 짓을 했는지도 분명하게 아는데, 아무도 엄벌에 처하지 않는다. 이게 국제사회의 한 단면이다. 힘센 놈이 막가면 다칠까봐 구경만 하는... 물론 거기에는 전쟁이 커질까봐 두려워하는 힘의 역학 관계도 작용하지만, 그 조차도 사실은 이기적인 힘의 원리에 불과할 뿐이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한다는 것이 뭘까? 나는 폭력성이 약화되는 것이 곧 문명의 발달이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일면 맞는다고 생각했다. 인권이 발달은 사회적 폭력의 약화의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명의 발달은 자신의 탐욕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 더 발전하는 것이었나보다. 적어도 푸틴에게는.

 

러시아의 푸틴이 국가를 동원해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을 내렸다. 물론 21세기에도 여러 지역에서 수 많은 국지전이 있었고, 그 안에서 많은 살상이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 같은 강대국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공식적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것과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그러면 그 동안 우크라이나의 핵을 포기하게 만들었던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들이 나서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하겠지만, 이렇다 할 만한 대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 우크라니아 국민들은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데,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하겠다고? 저 인간이 지금 나를 때리고 있는데, '걱정마, 쟤는 이따가 처벌받을거야.' 이게 국제 사회의 현실이라는 사실이 또 서늘하다.

 

해방직후 소련놈에 속지 말고 미국놈 믿지 말자고 했다던데 그 말이 떠오른다. 지금 당장 먹을 쌀 한 줌도 아쉬운 북한이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며 얻은게 무엇인가? 지금 너무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국제 사회를 이상적으로 보는건 역시 힘든 일이었다. 보수적이며 현실주의적인 접근을 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한국에서 활동하던 우크라이나 연주자, 참전 위해 귀국 (daum.net)

 

한국에서 활동하던 우크라이나 연주자, 참전 위해 귀국

[경향신문] 한국의 연주단체에서 활동하던 우크라이나인 연주자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귀국했다. 하성호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지휘자는 3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출

news.v.daum.net

50대의 연주자 조차 고국으로 떠났다. 악기를 들어야 할 손에 총을 들고 가족과 국가를 지키겠다고.... 너무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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